위태위태한 상승흐름을 이어오던 경기가 중요한 국면에 섰다. 8월 산업활동동향을 살펴보면 곳곳에서 경기둔화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결국 금융불안이 실물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리란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우선 3개월 연속 동반 오름세를 이어오던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선행지수가 모두 제자리 걸음이다. 유독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9로 지난달과 같았고,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2.0%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에 그쳤다.
표면적으로는 선행지수가 하락하지도 않았고, 서비스업과 건설업, 공공행정 분야가 전월대비 증가해 경기둔화를 추세적으로 나타낸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산업활동의 중추인 광공업 생산이 08년 금융위기 이후 3년만에 두달연속 하락한 것이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경제회복을 이끌어 온 자동차와 반도체, 화학 부분의 하락이 부담스럽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생산라인 합리화 공사로 열흘 정도 라인 생산을 중지했고, 아모레퍼시픽 수원, 김천 공장이 오산으로 이전 하는 등 계절적 요인이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산업생산 및 경기와 관련한 관련한 중요 지표들이 둔화되는 모습이 뚜렸하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달보다 1.6%p 하락하며 80.5%로 내려앉았다. 정상가동률로 평가되는 80%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각종 지표 가운데 상관성이 가장 높은 재고순환지표와 소비자기대지수도 모두 하락했다.
재고는 지난 달보다 3.1% 각각 증가했고, 재고/출하비율도 105.6%로 비해 지난달에 비해 3.9%p가 늘었다.
단순하게 보면 생산주체들의 출하가 줄고 재고가 늘어나는 상황이고, 소비자들 역시 향후 경기를 좋지 않고 보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와 건설기성 등 내수관련 지표들이 8월들어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수출주도경제의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경기의 키는 광공업 생산이 쥐고 있다.
문제는 결국 수출이다. 각국의 재정위기, 외환과 금융시장의 불안, 고물가 등 악재만발의 상황속에서도 한국경제의 마지노선 역할을 해온 수출호조가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중요하다.
8월들어 수출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평균 30~40억 달러선을 오가던 8월의 무역수지 흑자는 8월 5억 달러에 그쳤다.
30일 발표된 일본의 8월 산업생산 지수도 전월비 0.8% 증가에 그쳤다. 시장의 사전 전망치는 1.5% 였으나 그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전세계적으로 수출환경이 예상보다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유로존 위기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이 9월들어 더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9월의 산업활동 동향은 8월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9월의 산업활동 동향이 향후 수출한국호의 경기를 진단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