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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과의 ‘장기전’…당국 “시장 그냥 두고보진 않을것”
환율폭등 5가지 원인


엔화·스위스프랑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몰려



유럽금융 유동성리스크

한국서 자금회수 움직임



대외의존도 높은 경제

美·유럽변수에 큰 충격



과거와는 다른 복합위기

해결방안 찾기 쉽지않아



가계부채 사상최고치

외국인들 경계심 확산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미국과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하면서 국제 금융 시장이 또다시 출렁거리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감도 시장의 불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무디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3개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햐향조정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유럽을 넘어 미국 금융기관들의 신용경색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재정위기 속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부양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주가와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주가와 환율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사실상 국가 부도 상태인 그리스는 물론이고, 유로존 중심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재정위기는 과거 위기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경로로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중이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도 장기전을 각오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2일 “시장에서는 연말로 가면 환율이 안정을 찾고 내년에는 다시 원화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으나, 이는 유럽 재정위기 확산과 주요 선진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진정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라며 “정부는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환 당국자는 “직접적인 시장 개입은 조심스럽지만 그렇다고 두고 보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5분 현재 전날보다 28.65원 오른 1178.55원을 기록 중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원화값이 폭락하는 데에는 5가지 배경이 있다. 원화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서 미국 국채와 엔화, 스위스프랑화, 금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둘째 유럽 금융기관의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면서 유럽계 채권 금융기관들이 한국 등 유동성 회수가 용이한 시장에서 주식, 채권, 대출금 등의 자금 회수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유럽계 자금은 지난달에만 3조5000억원, 이달 7500억원 등을 인출해간 것으로 파악된다.

셋째 미국의 더블딥 우려, 유럽 재정위기 확대에 따른 성장 둔화가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넷째 이번 위기가 과거와 달리 구조적이고 복합적이어서 적절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어렵고, 설령 해결 방안을 찾는다 해도 효과를 내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다섯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가계 부채 문제가 외국인들의 경계심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부채의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은 외국인들에게 카드 사태를 떠올려 국내 외환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외환 당국과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원화값 폭락세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시장이 과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하루하루 환율이 국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두고 보고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장기 추세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단기간 내 환율의 급변동은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나 시장 모두 장기전을 각오하고 있는 만큼 향후 원화값 추세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유럽 재정 문제가 주기적으로 반복될 위험성이 있고, 유로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창훈ㆍ박지웅ㆍ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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