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13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군 본부와 미국 대사관, 아프간 정보부를 겨냥한 탈레반의 테러 공격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7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 미 대사관과 나토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카불 시내에서 자살폭탄 테러 및 탈레반 무장괴한과 아프간군 간의 총격전이 3시간가량 지속됐다고 말했다. 또 현지경찰과 목격자들은 미국과 영국 대사관 등 외교공관이 밀집한 카불 소재 와지르 아크바르 칸 지역에 최소 2개의 로켓포가 떨어지는 등 폭발음과 총성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 서방 소식통은 국제안보지원군(ISAF) 본부가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날 공격이 아프간 정보 당국과 행정관청, 미국 대사관, ISAF 본부 등을 목표로 한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폭탄 조끼와 소총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인근 건물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9.11테러 10주기를 맞은 지 이틀 뒤 감행된 이번 공격은 서방에 탈레반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아프간 정부의 치안권 인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이에 대해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를 중단시키기 위한 공격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우리 국민의 안전뿐 아니라 그 지역의 안전을 지키고, 이번 공격을 감행한 자들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