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중국을 방문중인 세계은행의 로버트 졸릭 총재와 만나 국제사회가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공동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졸릭 총재는 중국의 고속 성장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적극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중국 차세대 지도자로 유력시되는 시 부주석과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5일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시 부주석은 “향후 5년은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중산층 사회)’ 건설에 관건이 되는 시기”라며 “개혁ㆍ개방과 경제성장방식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G20 등이 나서 세계 경제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졸릭 총재는 시 부주석과의 회동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처럼 빠른 성장을 이룬 나라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향후 10년동안에도 중국이 수출과 투자 주도형의 낡은 성장 방식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중국의 최대 과제는 경제 재균형이라며 소비를 촉진해 경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중국 위안화의 가파른 절상은 중국 당국의 인플레이션 통제 목표하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안화 강세가 중국의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을 잡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릭은 “당분간은 인플레이션이 중국에게 가장 큰 이슈이며 이는 부분적으로는 식품 가격 때문”이라면서 “중국 역사를 돌이켜 보면 식량가격 상승은 파멸적인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중국 당국은 이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인 중등국가의 함정에서 벗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보통 한나라의 1인당 GDP가 3000달러에 다다랐을 때 그간 쌓인 모순이 한꺼번에 폭발해 정치ㆍ사회적 임계점을 맞아 생산과 소득이 정체되는 단계가 나타난다.
졸릭은 중국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빈부격차 해소, 경제구조 전환, 환경 등에 대한 개혁이 전제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