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경찰등 우울증
일상회복 불가도 36%
루돌프 줄리아니 당시 뉴욕 시장에게 9ㆍ11 테러는 생애 가장 끔찍한 일이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뉴욕 시민과 미국인들에게 상처로 남아 있다.
뉴욕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테러 공포에 대해 49%가 우려를 표명했고 이중 17%는 매우 걱정된다고 답했다. 또 9.11테러가 발생한지 10년이 지났지만 테러 이전으로의 일상 복귀는 불가능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36%에 달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테러 발발 10년이어서 잊을 만도 하지만 많은 미국인이 사고 이후 심리적 외상이 여전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가 뉴욕 시의 3개 9ㆍ11 테러 건강 프로그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옛 월드트레이드센터(WTC) 공격에 노출됐던 최소 1만명의 소방관, 경찰, 시민 등이 PTSD와 우울증 등을 겪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악몽을 꾸거나 집중력 장애를 보이고 있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경보음이나 큰소리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일부는 무력감이나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아예 외부와 접촉을 끊거나 테러와 관련된 모든 것을 피하려고 하는 이들도 있다.
9ㆍ11 테러 당시 WTC에서 화염이 치솟는 모습을 목격한 마거릿 데사우 박사는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데사우 박사처럼 9ㆍ11 테러로 정신적 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뉴욕 시가 3개 9ㆍ11 테러 건강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의사들은 매년 그랬듯이 올해도 9ㆍ11 기념일이 다가오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는 10년이 되는 해라 고통이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