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가 결국 백기를 들게 될까.
리비아 반군은 오는 9월 3일까지 투항할 것을 카다피군에 최후통첩했다. 리비아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의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30일 벵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르테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카다피군의 평화로운 항복을 이끌어내기 위한 회담이 진행 중”이라며 “이번 기회의 창은 에이드 알 피트르(금요일)에 닫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압델 잘릴 위원장은 “만약 평화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9월 3일부터는 군사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최후통첩은 시르테, 트리폴리 남동쪽 바니 왈리드, 리비아 남부 지역 등 카다피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반군은 또 카다피의 묘연한 행적과 관련해서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 타르흐니 NTC 석유·재무장관은 같은 날 트리폴리 코린시아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카다피의 소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카다피가 도주 중”이라면서 “무아마르 카다피가 어디 있는지 확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타르흐니 장관은 “우리는 카다피를 잡는다는 걸 의심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카다피를 반드시 체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카다피의 행적은 오리무중 상태다. 이탈리아 안사 통신은 카다피가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과 함께 트리폴리 동남쪽으로 100㎞ 거리의 바니 왈리드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으며, 영국의 스카이뉴스는 카다피가 군사비행장과 이웃 차드로 통하는 육로가 있는 남부 사막도시 사바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가족들의 입국을 허용한 알제리는 카다피가 입국하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그의 신병을 인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신문인 엘 초로우크는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이 지난 29일 각료회의에서 알제리는 리비아 사태와 관한 모든 문제에 대해 국제법을 준수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카다피가 알제리 영토로 들어오면 알제리는 국제적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그를 체포해 ICC에 넘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결정은 카다피 정권의 붕괴 때문이 아니라 카다피 등에 대해 ICC가 발부한 체포 영장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알제리 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보도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