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은 차축 균열때문 ”
신스지 최신호 보도
지난달 40명의 인명을 앗아간 중국 고속철의 사고 원인이 차축 결함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경제 주간지 신스지(新世記) 최신호는 지난 11일 고속철 제조업체인 베이처(北車)가 징후고속철 CRH380BL 54대를 리콜조치한 것은 차축 균열 때문이라며 지난달 23일 원저우 고속철 참사와도 관련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잡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지난(濟南)역에서 베이처가 제조한 CRH380BL에 대한 정기 점검을 하던 중 차축에서 높이 0.71㎝ 너비 0.24㎝ 크기의 균열이 발견됐다.
점검을 한 기술자는 보고서에 이 사실을 기재했으며 후에 같은 제조사의 부품으로 교환 조치했다고 보고했다. 이로부터 일주일 후인 23일 원저우에서 40명의 사망자와 200여명의 부상자를 낸 고속철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중국 철도부는 고속철 사고 이후에도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베이처는 감지기 과민 반응을 이유로 열차를 리콜조치했다. 이번에 차축 결함 의혹이 고조되자 베이처 측은 감지기 문제일 뿐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만약 차축 결함이 사실이라면 중국 고속열차는 시한 폭탄을 안고 달리는 셈이다.
고속철 안전 지침서에 따르면 차축에 0.2㎝가 넘는 균열이 생기면 폐기 대상이다. 탈선ㆍ전복 등 대형 사고를 일으킬 만한 심각한 상태로 구분되고 있다.
차축을 공급한 회사는 중국 고속철의 60%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즈치(智奇)철도설비회사다. 류즈쥔 전 철도부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산시(山西) 여성 기업인 딩슈마오(丁書苗)가 이 회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다.
신스지 잡지는 현재 중국 철도부가 이를 비밀리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결함을 알고도 계속 운행한다면 대형 인명사고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의 후수리(胡舒立)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차축 결함을 알면서도 철도부는 왜 계속해서 대중을 기만하고 있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히며 중국의 비즈니스위크로 불리는 차이징(財經)의 전 편집장이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