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전세계 CEO 1500명 대상 설문조사
“최대걸림돌은 리스크 고조 지구촌 경제에 먹구름”
2개월새 비관론으로 반전
남미 CEO 전망 더 암울
亞 CEO는 상대적 낙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의 재정위기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는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경기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전 세계 CEO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4%가 “향후 6개월간 경영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경기전망이 2개월 만에 낙관론에서 비관론으로 역전된 것이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경기가 낙관적이라고 전망한 CEO가 38.3%에 달했다.
FT는 이번 조사가 지난주 글로벌 증시폭락 직전(6월 22일~7월 29일)에 실시됐는데도 불구하고 기업가들의 경기 전망이 암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들의 미래 불확실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별로는 신흥시장이 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이나 유럽보다 경기를 더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신흥시장 안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는 각각 68%와 60%의 경영자들이 경제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본 반면, 남미는 48%에 그쳤다. 실제로 남미 CEO들은 급속한 경제성장 속도에도 불구하고 북미 경영자들보다 경기를 더 암울하게 예상했다.
또한 기업경영의 최대 걸림돌은 ‘시장ㆍ경제 위험성 고조’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 때보다 8%포인트 증가한 68.6%가 이같이 답했다. 다음으로는 정치환경 변화, 능력ㆍ기술 고갈, 신흥기업과의 경쟁, 환율 변동성 순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속한 업계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해당 업계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2.4%로, 지난 조사 때보다 7.2% 늘었다. 특히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공공부문 종사자들이 “향후 6개월이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어두운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CEO들은 고용 전망에 대해서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1년 내 직원 채용을 늘리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 조사에 비해 고작 1%포인트 떨어진 54%를 기록했다.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답한 CEO는 오히려 1.4%포인트 늘었다.
한편 ‘금융위기 이후에도 은행이 적절한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60%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5%에 그쳤다. 이에 따라 CEO들은 은행이 더 엄격한 규제를 도입해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임원급의 보너스를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m.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