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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 깬 中, 세계경제 구원투수로 나서나
왕부총리, 가이트너와 통화

中 당국자 첫 공개우려 표명

상무회의 하루앞당겨 개최

美등 관련국에 책임 촉구

“위기막을 준비해야”강조

긴축 중단 메시지 주목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가운데 침묵으로 일관했던 중국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유럽과 미국 등 관련국에 세계 경제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한편, 긴축정책을 중단하는 듯한 메시지를 시사해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설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9일 이례적으로 하루 앞당겨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전 세계 투자자의 신뢰를 유지하려면 관련 국가가 재정적자를 줄이고 채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책임있는 재정ㆍ통화정책을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세계 금융시장에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응해 위기를 막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왕치산 중국 부총리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과 미 재무부 성명에 따르면 두 사람은 미 경제와 세계 금융시장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S&P의 미 국가신용등급 강등이나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자산 등에 대해 얘기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왕 부총리와 가이트너 장관의 전화통화가 중국 국무원 상무회의 성명 발표 이후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금융시장 위기가 세계 경제와 중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중국 정부 당국자가 처음으로 공개적인 우려를 표명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은 중국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한 날이기도 하다. 7월 CPI는 6.5% 상승해 중국의 추가 긴축조치 가능성이 고조됐다.

하지만 이날 상무회의 발언 때문에 중국의 추가 긴축조치 단행 여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회의는 중국 경제가 올 들어 안정적이고 빠른 성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물가관리가 전반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의 고속성장 유지, 경제구조조정, 인플레 관리 등과 함께 물가 상승률 억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상무회의에서 원 총리가 “중국 경제정책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인플레 억제”라고 두 번이나 강조한 것과 대조를 이루며 세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중국이 긴축정책을 중단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2008년처럼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통해 세계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캘리포니아대 배리 아이켄그린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가 더블딥을 경계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가 2008년과 같지 않기 때문에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제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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