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25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도발행위흘 자제하는 데 중국이 강력한 막후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둥팡짜오바오(東方早報)가 26일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은 아시아 순방의 마지막 날인 이날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에서 다이빙궈 국무위원과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한국과 관계개선을 하고, 핵무기 포기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중국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북한이 해야 할 행동에 대해 매우 강하게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미국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피력하지는 않지만, 중국 관계자의 말을 통해 중국이 북한문제의 득실을 따져 볼 것이며 북한의 비타협적 태도와 도발적 행동에 대해 불편해 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만남을 가져 중국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와 함께 미국은 대만에 대한 새로운 무기 판매 계획도 밝혔다.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두 가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클린턴 장관과 다이빙궈 위원의 만남에서 껄끄러운 발언이 오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양국은 회담 후 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오는 28일께로 예상되는 미국 뉴욕에서의 북미 고위급 대화를 위해 오늘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이와 관련해 커트 캠벨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선전 직전 들린 홍콩에서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 진정성이 있는지를 가늠해보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과 다이빙궈 위원의 25일 회담에서는 뉴욕 북미대회에서 진전이 있을 경우 어떻게 다음 단계를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희라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