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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고나면 뒤집히는…與 ‘관제탑’ 이 없다
반값등록금등 野와 정책경쟁

내부조율없이 ‘내지르기’ 식

지도부도 “신문보고 알았다”

정책위-상임위 간 불협화음

의사결정 시스템도 실종

“컨트롤타워가 없다.” “다듬어야 하는데 또 내놓는다.”

지도부 공백 한 달을 맞은 한나라당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말이다.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 출범 이후 한나라당은 각종 친서민 정책을 쏟아냈다. 반값 등록금을 비롯해 재개발ㆍ재건축 지역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자제한법, 제한적 전ㆍ월세 상한제 등이 대표적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10일 “한나라당이 지르면 민주당이 몇 발 더 나가고, 한나라당이 또 지르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경쟁이 또다른 경쟁만 불러온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내부 조율 없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원내 지도부조차 모르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확인하기 바쁘다”고도 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방통위 관계자를 불러놓고 “통신비 인하 관련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여당 정책위 의장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보도를 보고 알아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군기반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역전됐다.

여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부재와 정책위 의사결정구조를 문제점으로 꼽는다. 컨트롤타워와 시스템 결여란 지적이다.

게다가 앞으로 새 당대표 체제가 안착하려면 수개월은 걸릴 전망인데다, 내년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 예상자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나라당 한 중진의원은 “의원이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새 지도부의 역할을 축소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정책위 구조를 문제삼는 당직자도 많다. 한나라당은 집권 후반기를 맞아 정책위 부의장단을 3명에서 올 초 4명으로, 황우여 체제에서는 6명으로 늘렸다. 경제와 사회 분야를 1개에서 2개로 세분화한 결과다.

그러나 부의장단과 상임위 간사단(정책조정위원장)이 제각각이란 분석이 상당하다.

상임위 간사를 맡고 있는 한 의원실 관계자는 “부의장단은 정부를 압박하는 정책을 내놓으려고 하고, 실제 상임위에서 장관 등 정부와 대면하는 상임위 간사는 정부를 심하게 압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중구난방이란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부의장단과 간사단의 의견조율은 멀어 보인다”고 했다.

관료 출신 민주당의 한 의원은 “여야 정책의 차별성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상대방의 헛발질이 우리에게 남는 이득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여야 모두 설익은 정책을 어떻게 정책화하느냐에 따라 민심이 갈라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준비된 모습으로 정책을 내놓아야지 대중의 요구에 따라 무차별적으로 내놓는 정책은 역풍을 맞을 것이란 경고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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