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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첵’만 하고 튀는 ‘허당 국회’...취임1주년 박희태 의장 강조하던 ‘일하는 국회’ 무색
‘일하는 국회’ 구호는 6월 임시국회때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공염불이었다.
 ‘국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본회의가 열린 7일과 8일 40~50명이 비교적 오래 자리를 지켰고 대부분은 출석도장을 찍고는 튀었다. 공식출석률은 93~95%이지만 250개 가량의 자리는 늘 비어있었다. ‘허당 본회의’, ‘노는 국회’의 실상이었다.

“정책 잘 하면, 차기 총선 힘들다”는 괴담은 이제 정설이 된 듯 하다. 입법활동 보다는 행사를 뛰고 계파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한표라도 더 얻거나 공천받는데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망국적 정치문화가 아닐수 없다.

“출석도장만 찍고 가버려도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지만, 국회업무를 처리하는 우리로서도 ‘상식’은 아닌 것 같다”는 국회사무처 직원의 언급은 양식없는 국회의원들의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

10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본회의 공식출석기록은 7일이 299명중 출석 266명, 청가(請暇:사전에 국회의장에게서 불참 허가를 받은 경우) 17명, 출장 1명으로 95.0%의 출석률을 보였고, 8일이 출석 256명, 청가 20명, 출장 1명으로 92.6%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첫날인 1일에는 92.6%, 2일 95.3%, 3일 92.3%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허수였다.

본보 취재진이 7일 오후 국회의원 누가 얼마나 자리를 지키는지 기록해본 결과 실제 본회의장에 있던 의원 수는 2시30분 52명, 3시30분 49명, 4시30분 52명, 5시30분 50명이었다. 국회관계자는 “7일 오전을 제외하곤 7,8일 내내 재석의원이 40~60명 범위를 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리를 잘 지킨 의원은 강길부,강명순,권경석,김광림,김금래,김동철,김무성,김성순,김옥이,김을동,김장수,김태원,박선숙,배영식,서병수,서종표,손숙미,손학규,신성범,심대평,이용희,이윤석,이진삼,이찬열,이철우,이화수,장세환,정수성,정영희,정해걸,조윤선,차명진,최구식,최연희,최종원,허원제,홍재형의원이었다.

그러나 250명 안팎의 의원들은 ▷오전 개의 ▷중식후 오후 속개 ▷종료 산회 시점 3차례 출석체크때 잠깐 자리에 앉았다가 사라지거나 회의 도중 들어와 사무처 직원에게 “나 왔어요”라고 ‘신고’하고는 얼마쯤 있다가 나가버리곤 했다. 지난8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박희태 국회의장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강조했던 ‘일하는 국회’가 무색해진다.

불참할 수 밖에 없는 부득이한 사유를 청가서를 통해 밝힌뒤 국회의장의 허락을 받은 의원은 구상찬,권영세,김용구,송훈석,신낙균,안홍준,이범관,임해규,장제원,정몽준,조해진,홍정욱 의원 등 17~20명이었다.

청가도 내지 않고 무단으로 본회의에 불참한 의원은 7일엔 강기갑,남경필,박지원,송영선,원희룡,유승민,유정복,이해봉의원이었고, 8일엔 권성동,권영길,박영선,박종근,박지원,우제창,원희룡,유승민,이사철,이상득,이정희,이진삼,조원진,주광덕,한선교 의원이었다.

그나마 자리를 지킨 의원중 일부의 태도도 문제가 있었다. 동료의원들의 질의와 총리의 답변이 이어지는 중임에도 강길부,권경석,최구식,김을동 의원등은 계속 대화를 나눴고 차명진의원은 본회의장내 이 의원 저 의원에게 돌아다니 뭔가를 얘기했으며, 김옥이 의원은 남의 자리에서 김태원의원과 대화하다 들락거리는 동료의원과 악수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김무성,김성순,김장수,박선숙,손학규,심대평,이용희,조윤선,최연희 의원 등은 비교적 오래도록 질의답변을 경청했다.

당시 의원직 상실을 눈앞에 뒀던 공성진 전의원, ‘성희롱발언’으로 제명안의 본회의 통과가 유력시되는 강용석,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고 대법원판결을 기다리는 현경병, 구속된 강성종 의원과 현직 장관인 이재오,정병국 의원은 현실적으로 출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 불가론’으로 도마에 오른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우 7일 본회의엔 불참했으나 8일에는 출석체크를 해 눈길을 모았다.

경실련 김미영 정치입법팀장은 “잠간 본회의장에 왔다가 가도 참석한 것으로 되는 것은 첫 수업만 듣고 무단이탈해도 출석한 것으로쳐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이는 의원 개개인의 양식의 문제이고 일 잘해야 성공하는 정치문화 정착을 위해 개혁해야 할 일이 많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향후 국회의원의 성실도와 참여도를 지표화해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함영훈 선임기자 @hamcho3>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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