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와 하이트로 양분되던 국내 맥주업계에서 일본과 유럽의 맥주싸움이 시작됐다.
3~4년 전만해도 도요타 대세론이 흐르던 국내 수입차 업계가 최근에는 BMW나 폴크스바겐 등을 앞세운 유럽차의 파죽지세로 점철되 듯, 수입 맥주 업계 역시 아사히, 기린 삿포로 대세에서 네덜란드 하이네켄 등을 필두로 한 아일렌드, 벨기에, 독일, 등 유럽 맥주의 눈에 띄는 상승세로 닮은꼴 양상을 보이고 있다.
25일 주류업계와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세관을 통과한 맥주 수입액은 1540만6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맥주 수입액에서도 35.2%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수입액이 5000만달러에 근접해 사상 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4375만달러로 10년 전인 2000년(502만달러)에 비해 8.7배로 증가했다.
1∼4월 수입국별로 보면 아사히·기린·삿포로 등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일본이 472만6000달러로 전체 수입액 대비 30.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일본산 맥주 수입은 3월 대지진 악재에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2%나 늘었다.
이어 네덜란드가 243만1000달러(15.8%)로 2위였지만 전년보다는 16.6% 줄어 부진했다. 네덜란드에선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일본의 아사히와 선두를 다투는 하이네켄이 주로 수입된다.
그 뒤로는 밀러로 유명한 미국이 162만5000달러(10.6%), 아일랜드가 143만1000달러(9.3%), 중국 137만4000달러(8.9%), 멕시코 115만3000달러(7.5%), 독일이 105만2000달러(6.8%)였다.
올해 수입맥주 시장에서는 그동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럽국가의 맥주가 다양하게 수입되면서 일본 맥주의 아성을 무너트릴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주류업계에서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의 점유율이 2∼5% 정도지만 일본과 유럽 맥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입맥주 시장 자체가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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