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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2주기 맞는 봉하마을은 지금,,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2주기를 며칠 앞둔 19일. 봉하의 들녘은 육중한 트렉터의 소음으로 시끌거렸다. 못자리를 꺼내놓고 논갈이를 하느라 농부들의 이마엔 희끗한 소금기가 묻어났다. 생태농법으로 전환한 논에는 양수기로 물을 대고, 오리 농군들이 입주할 노란 새집을 단장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노란 바람개비로 장식된 굽잇길을 지나 봉하마을 입구에서 만난 이장 김호문(80세) 씨는 농삿일로 무척 바쁜 모습이었다. “지금이 제일 바쁜때지예. 2년전에는 장례 치르느라 모내기가 한참 늦어졌다 아잉교. 올해는 일찍 서둘러서 먼저 해뿌고, 제사도 지내 드려야지예…”

곳곳에 내걸린 샛노란 현수막에는 2주기 추모행사를 알리는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마을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에 들어서자 경기도, 광주, 충남, 부산 등 전국에서 찾아온 관광버스와 관광객들로 붐볐다. 5월 들어선 평일에도 수천명씩 매일같이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으며, 2주기가 가까워 올수록 더욱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창녕군 신당마을에서는 마을 노인들 100여명이 효도관광을 나섰다가 봉하마을에 들렀다. 관광객 박승호(75세) 씨는 “그래도 대통령이 누워계신 곳인데…”라며 말끝을 흐리며 “제사 모시기 전에 한번 들러보는게 좋겠다 싶어서 마을사람들과 찾아오게 됐다”고 간신히 말을 이었다.

매년 큰일을 치를 때마다 봉사를 자청해온 봉하마을 부녀회 김영임(45세) 씨도 만났다. “고향서 농사짓겠다던 소탈한 분이셨죠. 어디 그런 분이 또 있겠어요? 돌아가신건 안타깝지만 그래서 영원한 대통령이 되신 것 같아요” 김 씨는 “언제 한번 밥 먹으러 오세요”라고 인사를 남긴 채 마을 귀퉁이로 사라졌다.

가까운 부산에서 온 젊은 부부도 눈에 띄었다. 유치원 생으로 보이는 아들 두명의 손을 잡고 노 전대통령의 묘역을 향해 걷고 있었다. 부산 사상구에 사는 이경우(38세) 씨는 “지난해 1주기 때도 왔는데 사람이 많아서 2주기땐 일찌감치 찾게됐다”며 “아이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서 가족들과 함께 참배하러 왔다”고 말했다.

서거 2주기인 23일을 앞두고 봉하마을에서는 추모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봉하재단측은 자원봉사자 300여명을 모집해 21일 현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올해 2주기 행사는 1주기때 추모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게 준비될 전망이다. “슬픔을 극복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자”는 주제로 행사를 준비한다는게 김경수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추도식은 23일 오후 2시 노 전대통령의 묘역에서 열린다. 부인 권양숙 여사, 아들 노건호 씨 등 유족들과 추모객 1만여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추도식 사회는 문성근 씨가 맡기로 했으며 마지막에는 고인의 염원을 기리는 나비 2011마리가 날아오를 예정이다. 추도식 당일은 마을 어귀부터 차량 진입이 통제된다.

한편, 앞선 21일 저녁 7시 묘역 옆 잔디밭에서는 토크콘서트 ‘김제동의 노하우’가, 22일 오후 2시엔 같은 곳에서 추모문화제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가 열린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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