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대 모델 푸조 선호
4000만원대 캠리 경쟁력 과시
5000만원이상 BMW 압도적
벤츠는 초고가 시장서 체면치레
수입차 전성시대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2011년 자동차 시장의 확실한 트렌드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넉 달 동안 국내에서 수입차는 3만3928대가 판매됐다. 작년 같은 기간 2만7125대보다 25% 껑충 뛰었다. 그 덕에 국내 승용차 시장점유율은 작년 4월말 누적 기준 6.4%에서 올해는 7.8%로 1.4%포인트 급등했다.
이처럼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요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저렴한 가격대의 엔트리급 모델이 대거 국내로 들어와 수입차 대중화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 대중적인 수입차 가격대로 여겨지던 3000만~4000만원대 차량은 물론 3000만원대 미만 차량도 잇달아 소개되고 있다. 국산 중형차를 살 정도의 가격이면 수입차 주인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이들이 엔트리급보다 상위 모델로 옮겨가고 있는 것도 수입차 판매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 들어 프리미엄급 세단으로 분류되는 5000만~7000만원대 판매가 작년보다 70% 이상 증가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차량이 다양해지면서 가격대별 베스트셀링카 윤곽도 뚜렷해지는 추세다. 개별 브랜드가 내세우는 컨셉트가 분명해진 것이다.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3000만원대 이하 수입차 부문에서는 프랑스 푸조가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4개월 동안 108대가 판매된 푸조 207GT는 2590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다 깔끔한 디자인, ℓ당 13.8㎞에 달하는 준수한 연비, 시원한 파노라마 선루프 등이 어필하면서 3000만원대 이하 수입차의 대표차량으로 자리매김했다.
벤츠 S클래스<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BMW 528i, 폴크스바겐 골프 GTD, 도요타 캠리 |
3000만~4000만원대에서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브랜드는 도요타이다. 도요타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4개 모델 가운데 캠리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3개 모델(캠리, 프리우스, RAV4)이 모두 이 가격대에 포진하면서 총 1588대가 팔려나갔다. 모델별로는 글로벌 대표 중형세단 캠리가 809대, 하이브리드카의 대명사 프리우스가 648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 RAV4가 131대 각각 판매됐다.
국내 준대형 승용차 가격대인 4000만~5000만원대 수입차의 지존은 폴크스바겐이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4개월 동안 해당 가격대 전체 판매대수 7049대의 19.6%에 달하는 1388대를 내다팔았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이 가격대에서 폴크스바겐은 5대 중 1대를 차지한 것이다. 모델별로는 파사트 2.0 TDI가 814대로 가장 많았고, 티구안 2.0 TDI(483대), 골프 GTD(281대), 골프 GTI(98대)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분류 기준으로 프리미엄급 세단으로 인정받는 5000만원대 이상 가격대에서는 BMW가 압도적이다. BMW는 지난해보다 물량확보가 용이해진 뉴 5시리즈를 앞세워 5000만~7000만원대 최고 브랜드 자리에 올랐다. 대표차종인 528은 무려 2631대가 팔려나가며 전체 모델 중 최다 판매 1위를 기록했다.
BMW는 상대적으로 고가인 7000만~1억원대, 1억~1억5000만원대에서도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차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7000만~1억원대에서는 그란투리스모가 452대 판매됐고 고성능 SUV 모델인 X6 3.0d와 X5 3.0d가 231대 및 165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1억~1억5000만원대에서는 384대 판매된 740, 207대가 판매된 730d가 BMW 브랜드의 판매를 주도했다.
1억5000만원대 이상 초고가 수입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베스트셀링 1위에 오르며 체면치레했다. S500이 137대, S500 4MATIC이 125대 주인을 찾아갔다. 이 가격대 2위는 129대의 포르쉐였고, BMW는 126대로 3위에 올랐다. 같은 회사이면서 다른 브랜드인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각각 69대 및 121대가 판매돼 둘을 합치면 190대로 국내 초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당당히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가격대별 브랜드 선호도도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