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 주관으로 17일 보수진영 31개 시민단체가 여야를 막론해 국회 포퓰리즘 입법에 결사 반대키로 힘을 모은 것은 상징성이 커 보인다.
일단 18대 국회의 전방위적 포퓰리즘 입법이 기업 경영에 매우 큰 부담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재계로선 우군을 얻게 됐다. 특히 내년 총선이나 대선 정국을 앞두고 정치권이 ‘표심(票心)’을 의식해 반기업정서 입법 활동에 전력을 기울이는, 임기말의 반복적인 행태에 브레이크를 걸음으로써 기업 경영에 다소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실제 이날 포퓰리즘금지연합을 대표해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포퓰리즘 공약들을 쏟아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어 뭉치게 된 것”이라며 “나라의 미래를 염두에 둔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충실한 정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각종 포퓰리즘 입법과 정책이 국민은 물론 기업의 부담으로 전가되면서 국가경쟁력 훼손의 반복적 구태를 재현해선 안된다는 위기감이 묻어 있다.
포퓰리즘금지연합이 꼽은 대표적인 포퓰리즘 악법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 하도급법 개정 등이 포함된 것은 자율적인 기업 경영을 강조한 것으로 의미가 커 보인다.
특히 국회 차원이 아닌 ‘민간’위원회이기는 하지만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내세우고 있는 초과이익공유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제시한 연기금의 주주권 강화를 대표 악법으로 선정한 것도 주목된다. 이들 이슈는 정부의 ‘대기업 때리기’의 전형적 이슈 불지피기라는 업계 일각의 회의적인 시선을 받아왔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은 이와 관련해 “국회 활동 감시는 자유기업원 본질적인 사업”이라며 “최근 동반성장의 일방적 강요,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강제적 추진 등 일부 문제가 있는 포퓰리즘성 이슈들도 견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포퓰리즘금지연합의 향후 활동이 남다른 시선을 받는 것은 이들 단체의 주축이 보수 진영 단체이기 때문이다. 현정부 지지세력이었던 이들의 국회 감시와 정부 산업정책 견제는 정부로서도 향후 ‘산업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서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연합은 이번 행사가 일회성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국회의원 대상의 ‘포퓰리즘 입법 금지 서약’을 받음으로써 포퓰리즘 정책 근절의 문화를 넓혀가기로 했다. 연합은 일정기간 서약을 받은 후 서약을 한 의원과 서약을 하지 않은 의원의 명단을 공개키로 했다. 이는 내년 총선 투표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여의도 정가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기업 한 임원은 “시민단체의 움직임은 재계와는 무관하다”면서도 “포퓰리즘 산업 정책 남발을 막고, 친기업ㆍ친시장 기조로 나가는데 도움이 된다면 업계로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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