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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십’ 고유가 풍랑 헤치다
조선업계 최첨단IT 적용 연료절감형 선박기술 개발 사활

천연가스 등 친환경연료 상용화시스템 개발

엔진서 발생한 폐열 활용 에너지효율 극대화

위성으로 운항정보 실시간 모니터링

선박통합통신망 통해 경제적 운항관




고유가 시대에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려는 처절한 노력은 바닷길도 예외가 아니다. 고유가 풍랑에 시달리는 선사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조선업계에서는 기름을 아끼는 친환경 연료 절감형 선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연료비 절감 기술 없이 배를 만들어 판다는 것은 이제 언감생심이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연료절감형 선박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최첨단 IT기술이 선박건조에 적용돼 연료 절감 기술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저항은 줄이고 연료 대체화 추진=국내 조선사들은 저항을 적게 받는 선형을 개발하고 선박의 엔진을 기름을 덜 소비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있다. 또 벙커C유 외의 친환경 연료를 상용하는 시스템 다양화에도 적극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기존 엔진보다 질소산화물(NOx)의 배출량을 15%가량 줄인 친환경 엔진에 대한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발주처인 중국 양판조선소에 이를 인도했다. 이 엔진은 1만6680마력으로 건조 중인 9만2000t급 벌크 화물선에 장착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천연가스를 추진 연료로 하는 선박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2008년 9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친환경 엔진 제작에 착수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디젤엔진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이상 줄인 최대 출력 1만3000마력의 가스엔진을 개발해 드릴십 등 특수선에 적용하고 있다. 저속 시에는 전기모터, 고속 시에는 디젤엔진을 동력원으로 하는 하이브리드형 경비함을 건조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이 선보인 세계 최초 스마트십

올 8월부터 건조에 들어가는 독일 하팍로이드사 86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자체 개발해 특허를 받은 추력날개를 장착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첫 전기추진 LNG선 및 하이브리드 경비함 건조 등 다양한 기름절약형 선박 개발에 앞장서 왔다.

삼성중공업도 선박 설계 개선과 프로펠러 효율을 높여 연료비를 절감하는 선박, 중유 대신 가스로 추진하는 선박 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천연가스를 연료로 운항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인 ‘가스추진십’에 대한 개념 설계를 완료했다. 이 가스추진십은 기존선박 대비 ▷이산화탄소 20~25% ▷질소화합물 90% ▷황화합물과 미세먼지는 99% 이상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조선 중 표준선형인 12만t급을 기준으로 가스추진십의 경제성을 산정해 본 결과, 선박가격은 20% 정도 선주들한테 부담이 되지만 연료비 절감으로 20년만 운항해도 선박 한 척을 추가로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월 세계 최대 선사인 AP몰러머스크로부터 1만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도 연료절감 기술 덕이 크다. 

최근 고유가 기조 속에 주요 조선사들이 기름 소비를 줄이거나 더 나아가 전기 및 대체연료 등을 통해 항해가 가능한 ‘똑똑한 배’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배에는 엔진에서 발생한 폐열을 회수해 활용하는 폐열회수장치 등이 적용됐으며 연비를 최적화해 적은 동력으로 더 많은 출력을 낼 수 있다. 컨테이너 1개를 수송하는 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기존 ‘유럽~아시아’ 항로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과 비교해 50% 이상 감소시킨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은 독일 만디젤과 함께 벙커C유 대신 천연가스를 주연료로 하는 선박용 추진 시스템을 공동개발해 시험 중이다.

이 시스템은 청정 고압가스로 선박용 주엔진의 연료로 사용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추진력으로 직접 프로펠러를 돌리게 된다. 특히 같은 출력의 디젤엔진에 비해 배출 가스도 크게 줄어든다. 이 추진시스템을 1만4000TEU급 컨테이너운반선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1200만달러 이상의 연료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STX조선해양 역시 최근 친환경 선박 건조를 위한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세계적인 선박 성능 검증기관인 영국 로이드선급협회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연구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은 벙커C유를 사용하는 기존 선박에 비해 연료는 50%,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5% 아래로 줄일 수 있어 대표적인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말 진수한 STX조선해양의 친환경 VLCC는 같은 해 9월 인도한 1만3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에 적용한 저진동 추진기프로펠러, 폐열회수장치 등을 채택함으로써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취약점인 에너지효율 설계지수를 크게 낮췄다.

한진중공업도 최근 조선ㆍ해양 부문 종합엔지니어링 자회사인 티엠에스(TMS)를 통해 연료 절감형 친환경 컨테이너선 선형을 개발했다. 티엠에스는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건조 예정인 3800TEU(6m짜리 컨테이너 단위)급 컨테이너선 최신 선형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 컨테이너선과 비교해 저항을 3% 줄여 운항효율을 높인 선형이다.

▶IT기술 접목으로 성능 배가=최첨단 IT기술의 적용도 ‘똑똑한 배’의 성능을 배가시키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울산대와 공동 개발 끝에 최근 건조를 완성한 ‘스마트십(Smart Ship)’은 선박 엔진과 제어기, 각종 기관 등의 운항 정보를 위성을 통해 육상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선박 내 통합시스템을 원격 진단 및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선박이다.

황시영 현대중공업 통합전산실장(부사장)은 “이번 성과가 세계 스마트십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향후 스마트십은 선박 건조산업 외에도 경제운항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 하나의 독립적인 소프트웨어 형태의 매출로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십 기술은 선박 기관감시제어장치(ACONIS-DS)와 항해정보기록장치(VDR), 주추진제어장치(BMS) 등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한 독자적인 선박통합통신망(SAN) 구축 기술이다.

이번 스마트십은 덴마크 AP몰러 사가 지난 2008년 발주한 45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오는 29일 인도돼 첫 항해에 나선다.

이 선박통합통신망(SAN)을 통해 수집ㆍ분석ㆍ가공한 정보는 선박의 경제적 운항관리와 선박 내 기자재의 재고관리 등 차세대 부가서비스로 연동이 가능하다.

현대중공업은 건조 예정인 21척의 컨테이너선에 이 시스템을 탑재할 예정이며 국내 조선사에서 건조할 18척의 컨테이너선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전방위 비용절감 사례

가장 싼 연료수급지를 찾아

가장 기름 덜 먹는 속도로

가장 빠른 바닷길을 간다


국내 해운선사들은 연료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로별 최단항로 설정, 최적 속력으로의 운항 유도 등 다방면에서 비용절감 노력을 벌이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의 운항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7%에 달한다.

최근 해운업계에서는 항로별로 최단 거리를 설정해 최적 속도로 운항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선박 운항시 항로별 경제속도를 적용해 연료소비량을 최소화하는 감속운항에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 운전자들이 가장 짧은 거리를 ‘경제 속도’로 달리며 연비를 늘리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24~25노트(시속 44㎞)의 선속을 16~17노트(약 30㎞) 수준으로 줄이면 연료비가 최대 15%까지 절감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 등을 비롯한 주요 선사들은 일찌감치 감속운항에 돌입했다.

 감속운항에 따른 기항스케줄의 차이를 맞추기 위해서 선사들은 노선 당 투입 선박을 늘리고 있다. 감속운항으로 일감이 없어 정박 중인 계선 선박들까지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선사들은 승용차들이 싼 주유소를 찾는 것처럼 대형 선박들도 싸게 급유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로테르담, 싱가포르 등에서 급유를 받는 등 수급지를 최적화하고 있다. 여기에 선사들은 항만에서 머무는 시간이 지연되지 않게 최대한 정시 운항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며 물류기업들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운항속도를 최대한 연비효율에 맞춰 운항하는가 하면 항만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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