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황이 호전된 지난해 국내 정유 4사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배당금 지급 규모로는 GS칼텍스가 1위이고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국인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배당금을 전년보다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정유 4사가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현금배당 총액은 GS칼텍스 3460억원, 에쓰오일 2911억원, SK이노베이션 1957억원, 현대오일뱅크 702억원 등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순서로 배당금도 많았다. 반면 순이익은 SK이노베이션 1조2097억원, GS칼텍스 8623억원, 에쓰오일 7050억원, 현대오일뱅크 3072억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업황 호조를 보인 지난해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현금배당을 크게 늘린 반면 외국인 주인이 떠난 현대오일뱅크는 오히려 현금배당을 줄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GS칼텍스는 당기순이익에서 현금배당액이 차지한 비율인 현금배당성향을 2007년 19.94%, 2009년 30.64%, 2010년 40.12% 등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2008년을 제외하고 매년 가파르게 올렸다.
이로써 ㈜GS와 5대5 합작사인 미국 쉐브론의 배당이익도 3년 만에 3배 가까이 증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쉐브론홀딩스(지분율 40%)와 자회사인 쉐브론글로벌에너지(10%)에 지급된 총 배당금은 2007년 630억원, 2009년 1000억원, 지난해 1730억원으로 늘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시가배당률(보통주 기준)을 전년치(1.3%)보다 높인 2.4% 비율로 배당을 실시했다. 최대 호황을 누린 2008년 수준으로 회복시킨 것이다.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인 사우디아람코(지분율 35%)는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은 우선주(8.74%)를 포함해 지난해 994억원을 배당수익으로 벌어들였다. 사우디아람코는 불황기에도 배당수익을 챙겨 2008년 1988억원, 2009년 537억원 등 3년간 3519억원을 벌었다.
지난해 8월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IPIC)에서 현대중공업으로 대주주가 바뀐 현대오일뱅크는 IPIC 경영체제였던 2009년에 순이익 2221억원, 현금배당액 8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순이익이 1000억원 가까이 증가했지만 배당금은 줄였다.
정유 4사는 올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앞두고 있는 등 올해 역시 2008년 수준 이상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여 그만큼 외국인을 포함한 주주들의 배당수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