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행정부 고위 공직자 약 70%의 재산이 늘어난 데는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 상승과 주식 시장 호황의 힘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재산이 크게 감소한 경우는 대부분 부모 등 직계 존ㆍ비속의 재산을 신고에서 제외했기 때문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부처 1급 이상과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교육감 등 1831명의 작년 말 기준 재산은 1년 전 혹은 지난해 6ㆍ2 지방선거이후 신고 때에 비해 평균 4000만원 늘었다. 이 중 부동산 등의 평가액 상승 분이 1700만원, 주식과 예금 등의 증가가 2300만원이었다. 이는 2010년 1월 1일 공시 가격 기준으로 토지는 1년만에 3.0%, 아파트은 4.9%, 단독주택은 1.9% 상승했고 2010년 중 주가지수가 평균 23.5% 상승한 데 힘입은 것이다.
▶부동산ㆍ주식 투자 재미 쏠쏠=재산 증가액이 42억6000만원으로 1위에 오른 전혜경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은 배우자의 주식ㆍ채권 운용 수익금과 저축 등으로 예금이 66억원 증가했다. 역시 행정부 내 재산증가액 상위권에 든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도 배우자의 주식 투자 등으로 재산이 14억4000만원 늘었고, 노기태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부동산 매매와 주식 매매, 장남의 예금 증가 등으로 11억1000만원 증가했다. 하성식 함안군수는 주식평가액 상승 등으로 재산이 20억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보유한 공직자들은 재산이 수억원씩 늘어나는 ‘기쁨’을 누렸다. 진병화 기술신보 이사장은 서울 반포 래미안 아파트의 가치가 8억여원 상승해 20억4000만원에 달하면서 재산 증가 상위권에 들었다. 대통령실 소속 고위 공직자 중 1억원 이상 재산이 늘어난 경우도 대부분 건물가액 상승이 이유였다. 백용호 정책실장은 반포동 아파트와 개포동 주공아파트의 평가액이 4억원 늘었다.
반면 재산이 크게 감소한 경우는 대부분 거액을 가진 부모가 재산 고지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백종헌 부산광역시의원(-101억8000만원),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아들인 최호정 서울시의원(-72억2000만원), 이상훈 경기도의원(-69억2000만원), 안혜영 경기도의원(-35억2000만원), 홍규덕 국방부 국방개혁실장(-15억원), 김탁 전라남도 의원(-11억원)이 모두 부모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고위 공직자 재산 1년만에 다시 증가= 이번 재산공개 대상자 중 재산이 늘어난 비율은 67.7%로, 지난해 발표 때의 58%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전년도에는 주가지수 45% 상승에도 불구하고 2009년 1월 기준 주택 공시가격이 평균 4.1% 하락하면서 평균 재산이 1200만원 감소했다.
전체 재산 공개 대상자의 재산 증가액 비율을 보면 1억원 이상~5억원 미만이 37.9%로 가장 많고, 5000만원~1억원이 21.4%, 1000만원~5000만원이 28.5%이며 10억원 이상 늘어난 사람도 0.8%에 달한다.
재산이 감소한 경우는 1000만원 이상~5000만원 미만이 35.8%로 가장 많고 5000만원~1억원이 20.8%, 1억원~5억원이 25.0%이다. 공개 대상자의 평균 재산 신고액 11억8000만원 가운데 본인 소유 재산은 6억8300만원이고, 배우자 재산이 3억8700만원, 직계 존ㆍ비속이 1억1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재산신고 금액대별로 1억~5억원이 27.9%로 가장 많고, 5억~10억원 24.3% 등 공개 대상자의 60.5%는 재산 규모가 10억원 미만이지만 50억원 이상도 2.7%에 달한다.
<김대우 기자@dewki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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