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上海) 주재 한국총영사관 출신 전 영사 2명이 최근 중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정부 핵심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의 감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일로 한국 주재 외교관들은 물론 사건을 접한 국민들까지 충격을 얻은 가운데 최근 연합뉴스가 이 중국 여성의 남편과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여성 덩○○(33)씨의 한국인 남편 J(37)씨는 덩씨의 남자관계와 행적이 의심스러워 몰래 소지품을 뒤지다가 뜻밖에 한국 정부기관의 내부 정보와 정부·여당 실세들의 연락처가 담긴 컴퓨터 파일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연합뉴스는 또 한국 기업 중국 주재원으로 상하이에 거주하다 얼마 전 중국 모처로 옮겼다는 남편 J씨의 말을 인용 정부·여당 인사들의 연락처에 대해 ”내가 그걸 무슨 재주로 촬영하겠나. 아내가 갖고 있던 USB 메모리에 사진 파일로 들어있었고 (내용을 정리한) 엑셀 파일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영사관의 비자발급 현황과 한국 교민이 총영사관에 보낸 투서도 사진으로 찍어서 갖고 있었다“며 ”투서 내용은 와이프(덩씨)를 거치지 않고서는 한국 비자를 받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교민 투서에는 ”그 여인(덩씨)의 의지대로 한국 영사관에서 비자를 내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 비자 받기 어려운 사람은 그 여인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한국 기업의 중국 주재원으로 일해온 J씨는 2001년 상하이에서 덩씨를 우연히 만나 결혼한 뒤 딸 하나를 낳아 부부로 지내왔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아내의 외도로 불화가 심해지다가 지난해 법무부 소속 H(41) 전 상하이 영사와의 불륜 때문에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렀다고 한다.
J씨는 일각에서 제기된 정략결혼설을 부인하며, 얼마전까지도 아내, 딸과 함께하며 단란했던 가정생활을 보여주는 가족사진들을 여러 장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결혼하고서 5~6년간은 무난한 가정이었는데 아내가 몇 년 전부터 공무원으로 취직이 됐다며 바깥으로 돌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상하이시장의 비서 역할을 한다고 했다가 경찰에서 일한다고도 했으며 상하이 엑스포 때문에 바빴다고도 했다. 한국에서 공직자들이 오면 중국 고위 관료들과 약속을 잡아주는 등 다리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J씨가 아내의 행적을 본격적으로 의심하게 된 것은 지난해 말 상하이 교민사회에 퍼진 법무부 소속 H 전 영사와 덩씨에 관한 소문을 접하면서부터였다고 했다.
그러다 덩씨의 소지품에서 한국 외교관들과 찍은 여러 장의 사진들과 한 영사가써준 친필 서약서, 정부·여당 인사들의 연락처 등을 발견하고서는 덩씨의 실체에 대해 강한 의심을 품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장인은 안 계시고 산둥성의 외삼촌이 상하이의 당서기로 몇 년 전에 발령받고 와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것도 지금은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J씨는 ”작년 12월 말 법무부에서 연락이 와서 갖고 있던 자료를 대부분 넘겼다.
원래는 둘(덩씨와 H 전 영사)을 갈라놓는 게 목표였는데 지금은 설령 둘이 헤어진다해도 더는 같이 살 수 없게 된 것 같다. 법무부가 그대로 사표를 받아주면 안되는 것이다“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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