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중국의 발걸음이 무서울 정도로 빨라졌다.
위안화 국제화의 교두보격인 딤섬본드의 발행잔액이 6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올연말이면 최대 1500억 위안에 이르고 2013년에는 3000억 위안에 달할 것이라는 해외투자은행들의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무역결제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키로 해 달러화 대체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했다.
반면 원화 국제화는 잰걸음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원화국제화 관련 해외사례 조사 연구’ 용역 보고서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으로부터 제출받았다. 이제 겨우 발걸음을 떼는 수준이다.
▶위안화 국제화 가속 행보= 4일 국제금융센터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딤섬본드의 총 발행액이 작년말 424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2.7배 증가했다. 딤섬본드는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으로 2007년 중국개발은행이 첫 발행을 시작으로 이후 각종 규제완화로 급팽창하고 있다. 올들어서는 지난달 이미 600억 위안을 돌파했고,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에는 발행잔액이 최소 600억 위안에서 최대 1500억 위안, 2013년에는 무려 30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HSBC 등 해외투자은행들은 보고 있다. 이에 중국개발은행은 딤섬본드 발행 지역을 대만으로 넓힐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위안화 예금도 작년말 315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5배 증가했고, 올 연말에는 5000억~1조2000억 위안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무역결제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키로 하면서 위안화 국제화에 불을 지폈다. 외국인의 위안화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는데 이 역시 위안화 국제화의 일환이다.
중국은 2009년부터 5개 지역에서 위안화 무역결제를 시범실시했고 지난해엔 시범지역을 20개 성으로 넓혔다. 위안화 무역결제 참여 기업도 초기에 365개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 6만7000여 개로 급증했다. 지난해 위안화 무역 결제액은 총 5063억 위안으로 전년의 140배에 달했다.
물론 위안화의 국제화는 아직 멀었다는 분석도 많다. 위안화의 폐쇄성과 중국의 정치적 불안 등으로 위안화가 달러화를 제치고 세계 기축통화로 등극하는 것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원화 국제화는 답보= 원화 국제화는 말은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오히려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 국제화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지만, 투기세력의 환투기 가능성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원화국제화는 환리스크 감소나 외자조달 기회 확대 등의 장점이 있다”면서 “다만 원화의 국제수요가 충분치 못해 환투기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부작용도 감안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원화국제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수출촉진, 물가안정과 환율안정, 외환시장 규모 확대와 파생상품시장 육성, 금융업계의 국제화, 무역장벽 개선 등 여러 측면에서의 노력들도 병행돼야 한다.
국제금융센터 김윤경 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이 계속되면서 딤섬본드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 기관들은 외화조달 다변화 등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 및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곤ㆍ한희라 기자 kimh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