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28일 시작됨에 따라 연평도, 백령도 등 ‘서해5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이번 훈련에 앞서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맹비난을 쏟아낸 터라 추가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다.
특히 지난해 11월 북한군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고 피란길에 올랐던 연평도 일부 주민들은 훈련기간에 또 대피하겠다고 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평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미향(42.여)씨는 “11일 간의 훈련기간 중 포 사격훈련하는 동안만이라도 인천에 잠깐 나가 있을 것”이라며 “연평도 포격 이후로 작은 소리만 들려도 깜짝 놀라는데 훈련을 하면 도저히 불안해서 못 있는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이곳 방공호 상태가 포격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아 섬 안에서는 달리 몸을 피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인천에 머물 곳이 없는 이웃들은 섬을 떠날 수 없다며 더 불안해하더라”라고 말했다.
훈련기간에 역시 인천에 대피해 있겠다는 연평면 부녀회장 성복순(57)씨는 “우리 정부가 하는 일이라 딱히 비판하긴 어렵지만 연평도 주민 입장에서는 이번 훈련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씨는 “포격때문에 떠났던 섬에 돌아온 직후여서 조용히 살고 싶은 마음 뿐인데 훈련으로 남북간 긴장이 또 고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잘못되면 우린 또 ‘독 안에 든 쥐’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직접적인 포격 피해가 없었던 백령도 등 인근 도서 주민들은 이번 훈련에 대체로 큰 불안을 느끼진 않았지만 어업 등 생업에 피해를 볼까봐 우려하는 모습이다.
백령도 주민 홍남곤(44)씨는 “뉴스를 통해 키리졸브 훈련 소식을 접했는데 크게불안한 마음은 없으며 이웃들 사이에도 대피 등 동요하는 움직임은 없다”라고 전했다.
홍씨는 이어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이 이어져 예년보다 조업을 못 나갔고 관광객도 줄었는데 이번 훈련으로 남북관계가 더나빠지면 이런 피해들이 장기화할까봐 더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대청도에서 배 1척을 가지고 홍어 등을 잡는다는 김모(59)씨는 “대청도 어장은 북한과 가까워 군이 조업 통제권을 갖는데 최근 훈련을 앞두고 통제가 다소 심해졌다”며 “출어는 허용되지만 어장에서도 북한과 가까운 쪽으로는 이동을 제한하는 등 다소 긴장된 분위기여서 혹시 훈련 때문에 생업에 지장을 받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옹진군은 이번 훈련기간 북한의 추가 도발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 서해 5도에 있는 117곳의 대피소를 점검해줄 것을 면별로 지시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이후로 만일의 사태 발생에 늘 대비하고 있다”며 “대피소 안팎을 청소하고 비상사태 때 주민들에게 즉각 알릴 수 있도록 경보체계 점검을 마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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