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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헌론, 민생국회 집어삼키나
여여-여야간 최대화두 부상…박지원 “18대국회서 논의 없다” 맞불놓기
여권 핵심부에서 제기한 개헌론의 불길이 2월 임시국회를 통째로 집어삼키고 있다. 지난 연말 예산안 강행 처리 이후 우여곡절 끝에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민생보다는 개헌론이 최대 화두로 떠올라 여야는 물론 정파 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22일로 이틀째 열린 민주당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여야는 개헌론을 놓고 충돌했다. 야당의 강한 반발로 여당이 올해 말까지 시한을 정한 개헌론이 쉽게 동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개헌 찬반양론에 실기론까지 여여간, 여야 간 입장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정국의 해법도 얽히고 있다.

개헌전쟁은 임시국회 일정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대정부질문에서도 개헌 추진을 놓고 여여 간, 여야 간 대치 속에 첨예한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개헌 실기론의 편에 선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28일 대정부질문에서 개헌 대신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 물가 불안, 전세대란이 시급해 2월 국회를 열겠다던 여야의 약속이 무색해진 대목이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양동출 기자/dcyang@heraldcorp.com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은 이미 실기했고 18대국회에서 논의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국민이 민생대란 속에서 신음하고 있을 때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개헌놀음’에 빠져 있다”고 맹비난했다. 전날 김무성 원내대표가 회기 내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한 데 대한 맞불 성격이다.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내부에도 통일된 안이 없을 뿐 아니라 민생대란을 방치한 개헌 논의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당장 실현 가능성도 없는 논의를 중단하고, 민생대란에 허덕이는 국민을 보살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양동출 기자/dcyang@

그는 나아가 “국민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데도 한나라당은 친이와 친박으로 나뉘어 생뚱맞은 개헌 논의에 몰입하고 있는데, 이런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무엇인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아픔을 참고 형님(이상득 의원)을 정계에서 은퇴시켜 주기 바란다”고 여권 핵심에 화살을 정조준했다.

전일 국회에서 개헌을 추진하고 이것이 어려울 경우 개헌 추진 일정이라도 법제화하자고 주장했던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개혁을 주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 국회가 국민의 힘에 의해 개혁을 강요당하기 전에 스스로 우리 손으로 국회 개혁을 완성해야 한다”며 “국회운영위에서 국회 개혁을, 쉽게 말해 국회에서 여야 간 몸싸움을 못하게 하는 제도를 완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 국회 대정부질문제도가 잘못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자리를 뜨는 의원들이 너무 많아 국민 보기에 낯부끄러운 장면이 연출된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겉으론 이처럼 대치하고 있지만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물밑에선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이군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2일 한 라디오에 출연, “(이재오) 특임장관도 여야 의원들을 넘나들면서 상당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임장관의 지금 역할이 개헌에 대한 어떤 컨센서스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하고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개헌의 필요성을 전달하고 있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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