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미국 바이어 57%가 한국산 수입을 확대하거나 거래처를 한국으로 전환하겠다고 응답한 조사결과가 나왔다.

코트라가 미국 8개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를 통해 현지 바이어 345개사, 투자가 53개사, 현지 진출 한국기업 15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산 수입 확대나 수입선 전환 의향을 밝힌 바이어가 57%인 195개사에 달했다. 수입 확대 의사가 없다고 답한 바이어는 11%(38명)에 그쳤고, 모르겠다는 응답은 32%(112명)로 나타났다.

수입 확대 또는 수입선 전환 가능성이 높은 품목은 자동차 부품(64%), 섬유ㆍ의류(61%), 전기전자(60%) 순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54%), 기계(29%)는 업종 평균(57%)보다 낮았다.

수입 확대의 가장 큰 이유로는 바이어 77%(151개사)가 ‘관세철폐로 인한 가격인하’를 꼽았다. 이어 ‘비관세장벽 철폐’(12%), ‘한국제품의 인지도 상승’(6%), ‘기타’(5%)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 제품 수입 확대폭에 대해선 ‘5~10%’라고 답한 바이어가 38%로 가장 많았고, ‘5% 미만’(34%), ‘10~20%’(19%), ‘20% 이상’(9%) 등으로 나타났다.

응답 바이어의 62%는 한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고, 68%는 중국으로부터 수입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중국산 수입 바이어 중 40%는 한국으로 수입선을 전환하겠다고 답했다. 미정(33%), 기존 거래선 유지(27%) 순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설문에 응한 미국 투자가 중 67%가 투자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주요 투자원인(복수응답)으로는 ‘한국시장 확대’(25%), ‘한국 기업환경 개선’(24%), ‘양국간 교역량 증가’(23%) 등이 꼽혔다.

또 현지 진출 한국기업 72%는 FTA 발효에 대해 낙관적으로 봤다. FTA 이후 미국시장 내 ‘관세 철폐’(67%)와 ‘비관세장벽 철폐’(61%)를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등을 이유로 꼽았다.

윤재천 코트라 지역조사처장은 “한ㆍ미 FTA 발효 기회를 100% 활용하려면 한국산 수입확대에 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32%의 부동층 바이어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며 “대미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단순한 관세철폐 효과만 기대해선 안 되며 납품기간 단축, 애프터서비스, 디자인 및 브랜드 인지도 등 비가격적 요소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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