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각종 비리, 로비사건에는 상자에 담긴 돈이 단골 처럼 등장했다. 1만원권을 가득 채우면 총 2억원이 들어가는 사과상자는 원조 뇌물상자였다. 지난 1997년 전태수 전 한보그룹회장이 시중은행장에게 돈을 건냈을 때, 또한 김현철씨 뇌물 수수 의혹 사건 때에도 사과상자는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지난 2006년 모 유력정치인의 부인은 공천희망자로부터 종합주스선물상자를 받았는데 홍삼, 배즙, 포도주스 등 3~4개의 상자에는 1만원권으로 총 4억3000만원이 담겨져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우체국상자는 기존의 사과상자의 크기와 거의 비슷하다. 과거의 로비사건 당시 1만원권 대신 5만원권을 채웠더라면 로비 자금은 4~5배나 커질 수 있었던 셈이다. 5만 원권이 등장하면서 검은 돈의 액수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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