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 때 온ㆍ오프라인 양쪽에서 화제가 되었던 단어는 ‘알몸 졸업식’이었다. 이는 폭력, 교복 찢기, 밀가루ㆍ계란 투척 등 이른바 ‘졸업빵’이라고 삐뚤어진 청소년들의 졸업식 문화가 원인이었다.
올해에는 이 같은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교육 당국과 각 학교가 노력을 기울인 결과 UCC 동영상 방영, 큰절 올리기, 성년식 등 즐겁고 건전한 형식의 졸업식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10일 졸업식을 치른 서울 항동 유한공고. 졸업생들은 일제히 부모에게 큰절을 올리고. ‘효행 일기장’ 우수작을 발표했다. 졸업과 함께 그동안 뒷바라지해준 부모의 은혜를 기리는 뜻에서 마련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졸업생들은 식이 끝난 뒤 교실로 돌아가 자신들이 제작한 UCC 동영상을 봤다.
동영상에는 수학여행, 운동회 등 3년동안 교정에서 보낸 나날들이 사진으로 담겨져 있었다. 부모님, 선생님과 친구, 후배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있었다. 동영상 방영 도중 몇몇 학생들이 눈시울을 붉힐 정도로 대부분의 내용이 감동적이었다. 이 학교 서성원 교장은 “졸업식을 통해 졸업생 모두에게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대조동 동명여고 졸업생들은 졸업식을 맞아 한복을 입고 성년례(成年禮)를 치렀다. 이들은 ▷성인이 됐음을 알리는 가계례(加筓禮) ▷예법을 가르치는 내초례(乃草禮) ▷어른으로서 웃어른에게 인사하는 현우존장(見于尊長) 등을 경험하고 당호(堂號)까지 받았다. 졸업생 박모(19) 양은 “처음 치러본 성년식이었지만 엄숙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이날 졸업식을 치른 다른 학교들도 비슷했다. 서울 개봉동 개웅중에서는 졸업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한 UCC 동영상을 상영했고. 서울 목동 목동중에서도 졸업생, 교사, 재학생이 함께 간단한 형식의 ‘세미 뮤지컬’을 공연했다.
<신상윤 기자 @ssyken>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