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초콜릿을 전달하는 날인 발렌타인데이가 요즘에는 조금 다른 모양새다.
취업ㆍ인사 포털 인크루트가 전국의 20대와 30대 남녀 직장인 370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발렌타인데이 문화’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51.9%의 직장인이 사내에서 발렌타인데이를 챙길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성별로 나눠봤는데 발렌타인데이를 챙기겠다는 의사가 남성에게도 상당수 나왔다.
여성 61.8%가 챙길 것이라고 답했는데, 남성도 46.2%가 챙기겠다고 답한 것인데 초콜렛을 받아오기만 했던 남성들의 절반 가까이가 발렌타인데이를 크던 작던 챙길 것이라는 얘기다. 적어도 직장 안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렛을 준다는 관행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보통 여성이 남성친구에게 고백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됐던 발렌타인데이가 직장인에게는 남녀불문하고 직장 내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용도로 보다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발렌타인데이를 챙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념일 챙기는 것도 직장생활의 한 부분(30.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그냥 분위기상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25.0%) ▷호감을 표시하기 위해(15.6%) ▷챙기지 않으면 서운해할까 봐(14.6%) ▷남들이 다 하니까 어쩔 수 없이(9.4%) ▷기타(5.2%)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성친구나 애인 등을 제외하고 직장에서 초콜릿이나 선물을 줄 대상(복수응답)으로는 가까이에서 업무를 함께 한 ▷직장동료(50.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상사(17.1%) ▷부하직원(16.4%) ▷거래처(8.2%) ▷임원급, 대표 등(7.5%) 순으로 초콜릿이나 선물을 줄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발렌타인데이의 원래 뜻처럼 평소 마음에 들었던 이성에게 마음을 전할 생각이 있을까?
여성 직장인은 35.7%만이 마음을 전할 생각이 있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59.3%로 원래의 발렌타인데이의 취지와는 다르게 남성 직장인이 먼저 고백하겠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나 눈길을 모았다.
한편, 발렌타인데이가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남성 직장인이 43.6%인 반면 여성 직장인은 57.4%로 여성 응답자들이 더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드러나 직장 내에서의 발렌타인데이에 대한 변해가는 인식을 확인케 했다.
<이권형 기자/@sksrjqnr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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