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가 26일 전남 광주에 내려가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한나라당이 안상수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이후 처음으로 호남 지역에서 열린 것이다. 이번 현장회의는 호남 몫으로 지명된 정운천 최고위원의 제안으로 추진됐고, 한달 여만에 성사됐다. 야권의 앞마당에서 민의를 챙기겠다는 의지표시인 셈이다.
안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2011년 시대정신은 국민화합과 국민통합”이라며 “지역 화합을 위한 선거제도개혁 논의를 시작할 것을 여야 모두에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전 대표의 호남지역 지지율을 언급, “우리당 대선후보 한 분이 호남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것을 봐도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호남 회의를 두고 당이 개헌에 대한 온도차 및 과학비지니스벨트 입지선정 등에 대한 논란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당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전환하고, ‘적진’에서 심기일전을 노리는 포석이 담겨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내부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현재 전라도는 시도당위원장이 몇 달째 공석이고, 지난해 예산처리에서 호남이 소외됐다는 지역 정서 때문에 민심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당 지도부가 호남에 내려간 것은 1차적으로는 지역에서 ‘SOS(긴급도움요청)’를 받았기 때문이고, 여러가지로 당 내부 잡음이 많은 이때에 일종의 분위기 일신 차원의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당은 지난해 7월 임기가 종료된 광주시당과 전남ㆍ전북의 지역위원장 인선을 6개월째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배은희 대변인은 “우선 오늘 지도부가 호남지역 당의 상황을 청취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원희룡 사무총장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안 대표 등 지도부와 원활히 협의해서 해결점을 찾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정두언 정운천 박성효 최고위원, 김무성 원내대표, 원희룡 사무총장, 심재철 정책위의장, 원희목 대표비서실장, 배은희 대변인, 정용화 전 한나라당 광주시장 후보, 전남ㆍ광주 당협위원장 등 26명이 참석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