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리튬 트라이앵글(삼각지) 지대로 불리는 볼리비아ㆍ칠레ㆍ아르헨티나.
휴대전화,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 신산업의 핵심부품인 2차전지의 원료로 쓰이는 리튬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리튬 매장 국가로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자원개발의 주도권을 쥐면서 기술과 중장비 등 다른 연관 산업에서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 국가를 찾고 있다.
칠레는 총 매장량 690만t의 세계 1위 리튬 자원 보유 국가다. 당연히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IT 제조업이 고도로 발달한 국가의 격전지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코트라 산티아고KBC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구리에 집중된 자원개발을 완화하고, 리튬을 중심으로 한 신규 광물 개발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칠레 정부가 계획 중인 리튬 광산 개발규모는 연간 수출 3억달러 수준.
칠레는 리튬 수출로만 2008년 2억2000만달러를 거둬들였다. 세계 경제 침체 여파로 2009년에는 1억1000만달러로 줄었다. 그러나 칠레 정부는 다국적 ITㆍ전자기업 및 자동차ㆍ제약기업 등과 현지 광산기업 간 합작(JV) 형식 사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리튬 분야 투자유치 확대를 위한 정부 차원의 투자 인센티브도 검토하고 있다.
리튬 세계 3위의 공급자이자 최대 수요국가 중 하나인 중국은 아프리카나 다른 중남미 자원국가와는 달리 칠레에선 아직 고전하고 있다. 60~70년대 호주의 BHP빌링턴 등 대형 기업에 광산 운영권을 넘겨 자국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이 퍼져 현지에서 중국의 칠레 광산 지분 인수에 대한 국민 여론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광업기업인 민메탈도 2007년에 칠레 국영구리공사 코델코의 가비 광산 개발에 참여하는 협약을 맺은 뒤 눈치만 살피며 아직까지 본격 참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칠레 정부는 각종 국가 재건, 국가 현대화 사업 등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에 따르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 투자를 받아들일 계획이다. 중국도 국가 인플레와 위안화 저평가 문제 해소, 중남미 지역 투자 다변화 차원에서 칠레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 칠레에서 중국의 투자 활동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자원전쟁이 플랜트ㆍ건설 등 SOC 분야로까지 확전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을 겨냥한 한국의 전쟁은 힘에 겨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