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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연자도 사람이다!’, ‘分연권’ 눈길
최근 일본을 여행한 K씨는 무심코 길에서 담배를 피우다 순간 일본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이 안내한 곳은 길가 한편에 자리 잡은 ‘흡연구역’. K씨는 “이후 일본인로부터 ‘요즘 흡연구역을 벗어난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면 곧바로 벌금을 문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 말을 듣고 살펴보니 일본 거리 곳곳에 흡연구역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전국적으로 금연 열풍이 부는 건 한국뿐이 아니다. 일본 역시 보행자의 담뱃불로 사고가 발생한 이후 대대적인 금연정책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다만 한국과 차이를 보인다면 ‘금연권’ 대신 ‘분(分)연권’이란 개념이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흡연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대신 철저하게 금연자와 분리시켜 금연권과 흡연권을 모두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거리 곳곳에 다수의 흡연구역을 설치한 뒤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철저히 구분하겠다는 ‘분연권’이 점차 입지를 잃어가고 있는 한국 흡연자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일본에서 가이드업을 하고 있는 홍모(35) 씨는 “일본에서도 금연 열풍이 불고 있지만 흡연자의 권리도 존중하는 분위기”라며 “길거리마다 흡연구역이 별도로 지정돼 있고 멕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흡연구역이 따로 설치돼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 도쿄 거리 곳곳에선 어렵지 않게 흡연구역을 발견할 수 있다. 대신 철저하게 흡연구역을 벗어난 거리 흡연은 적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노상흡연금지’라는 팻말이 거리마다 붙어 있으며 인근 흡연구역을 안내하는 지도도 거리 곳곳에 설치돼 있다. 건물뿐 아니라 거리에서도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철저히 구분 짓고 있는 셈이다.

흡연자 역시 차라리 엄격히 분리시켜놓은 제도가 낫다는 반응이다. K씨는 “한국에선 거리에서 담배를 필 때마다 알게 모르게 눈치를 보게 된다. 차라리 일본처럼 흡연구역을 명확히 정해놓으면 흡연자 역시 눈치보지 않고 흡연할 수 있고 비흡연자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금연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흡연자의 불만 역시 커질 만큼 커진 상태다. 흡연자인 김정기(30ㆍ회사원) 씨는 “건물마다 금연이고 모든 거리도 금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니 마치 흡연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 같다”며 “금연을 권장하는 건 이해되지만 무조건 막기만 할 것이 아니라 ‘분연권’과 같은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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