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내년 예산안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휴전을 받아들이고 학살을 멈춘다면 우리의 대응 방식과 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반관영 메흐르 통신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내각 회의에서 “그들은 이란에 실수를 저지르면 이가 부러질 정도의 반응을 마주하게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은 오늘날 범죄적인 시온주의 정권을 지원함으로써 서아시아(중동)에 전쟁의 불길을 지폈다”며 “이란은 전쟁을 일으킨 적이 없고, 어느 나라에도 전쟁하라고 조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란의 주권과 안보를 침해하는 행위는 그대로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대선이 임박해 대외 변수가 커진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에 재보복을 감행해 정면 충돌할지, 혹은 대외적 명분을 살리며 대응 수위를 조절할지 딜레마에 빠졌다는 관측 속에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1일 이란의 대규모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같은 달 26일 이란의 미사일 생산시설과 방공체계를 공습으로 파괴했다.
이란 지도층은 피격 직후 강경한 표현을 자제했다. 다만 이달 2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시온주의 정권이든 미국이든 이란과 저항 전선에 대한 공격은 확실히 압도적인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보복 공격을 결단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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