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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가 국회했네” 팡팡 쓰더니 전기 값만 80억…이래도 돼? [지구, 뭐래?]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1년 전기 요금만 80억원?”

국회에서 2023년 납부한 전기요금이 80억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최근 들어 매년 증가세다. 전기 요금 인상으로 전 국민이 시름에 빠지는 때에 국회는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세금 문제만이 아니다. 온실가스 배출도 당연히 늘어난다. 온실가스 절감을 위해 기업도 국민 개인도 불편함을 감수하는데 솔선수범해야 할 국회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공공기관 중에서도 국회가 더 심각하다는 데에 있다. 정부의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에 따라 대법원 등 타 공공기관들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적극 이행하고 있지만, 국회는 느슨한 기준이 적용된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임세준 기자

녹색연합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국회사무처의 전력사용량 현황에 따르면, 국회가 지난해 납부한 전기요금은 80억33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납부했던 57억1500만원보다 40.6% 급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3년 째 증가 추세다. 국회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2021년 2만989톤 ▷2022년 2만1697톤 ▷2023년 2만2233톤이다.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일부 감소했지만, 이내 매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회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년 늘리고 있지만, 제도적으론 오히려 허용된 범위 내에 있다는 것도 큰 문제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률 기준의 허점에 기인한다. 국회의 경우 2020~2023년 사이 온실가스 감축률은 7.2~14.6%로 집계됐다.

국회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현황 (단위: 톤) [녹색연합]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했지만 ‘감축률’로 잡히는 이유는 온실가스 절감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배출량에서 노력에 따라 얼마나 줄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으로 국회의 온실가스 감축률은 7.2%. 하지만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우 작년에 각각 온실가스를 40.2%, 33.5%, 47.0% 감축했다. 국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얼마나 미흡한지 극명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래도 국회 역시 제도적으론 문제가 없다.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난해 정부권고감축률은 36%. 국회의 정부권고감축률은 불과 5.1%다. 국회의 정부권고감축률은 관장 기관인 국토부와 협상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헌법재판소는 33%를 감축해도 목표에 미달했지만, 국회는 불과 7%를 감축해도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2023년 헌법기관 등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 현황 (단위: 톤) [녹색연합]

목표치도 터무니 없이 낮지만, 심지어 낮은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에 조건도 용이하다. 감축률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배출량의 기준도 국회는 다르다.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 운영 등에 관한 지침’에 따라 3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인 기준배출량을 사용한다.

국회는 기준배출량이 아닌 ‘예상배출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작년의 경우 국회의 예상 배출량은 2만3954톤. 기준 배출량(2만2733톤)보다 1000톤 이상 많다.

만약 국회도 법원 등처럼 협상에 따른 예상 배출량이 아닌 기준 배출량을 적용한다면? 국회의 작년 온실가스 감축률은 7.2%에서 2.1%로 급감한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 이상섭 기자

왜 국회만 이렇게 특혜에 가까운 예외가 적용될까. 헌법기관인 대법원,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탄소중립기본법 제26조에 따른 공공부문으로 묶이는데, 국회는 같은 법 제27조 관리업체에 해당된다.

탄소중립기본법 제27조와 시행령에 따라 연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1만5000이산화탄소상당량톤(tCO2eq) 이상인 국회는 관리업체로 구분된다.

박항주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기업들은 이윤과 시장의 여건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자발적 협상을 통해 기준배출량을 정하도록 하는데, 그 기준이 국회에도 적용됐다”고 지적했다.

느슨한 기준이 적용됐음에도, 국회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소홀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항주 위원은 “공공기관별 권장감축목표를 차치하더라도 국회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가 에너지 수요 관리에 얼마나 소홀했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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