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려 조용한 휴식처 생각한 외지인 탈출
부동산 시장 거품 심각
최대 5억, 마이너스 45% 폭락
인구 소멸지역 오명
전성기를 누렸던 속초에 세컨드 아파트를 산 외지인들의 탈출러시(rush)가 이어지고있다. 외지인들의 아파트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5억 하락, -45% 아파트가 속출하고있다. 부동산들은 찾는 매수자가 없자 일부 중개사를 문을 닫았다. 매수문의는 없고, 매도 전화 문의 뿐이다.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았지만 1년여동안 팔리지않자 당근마켓 직거래 장터로 옮겼다. 남보다 가격을 더 싸게 내놓으면서 가격은 폭망했다. 마이너스 피는 기본이다.
속초 중앙초교옆 힐스테이트 속초 아파트는 계약금 500만원만 내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고 유혹해보지 이미 부동산 시장은 싸늘해졌다. 외지인도 떠날 채비를 하는 마당에 원주민이 높은 분양가 아파트를 분양 받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속초에서 아파트 분양 받으면 바보”라는 말도 나돈다.
오래전에 많은 언론에서 설악산뷰와 오션뷰도 가려지면서 용인에 이어 속초도 난개발 성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채용생-이병선-김철수-이병선으로 이어지는 전·현직 시장은 아파트 개발자체가 합법이라 어쩔 수 없다고 허가를 내줬다. 심지어 채용생 전 시장은 퇴임후 부동산중개사를 따 속초에서 대형프로젝트에 관여했다고 알려졌다. 많은 정보력을 가진 전직 시장이 부동산업을 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자연은 오래전부터 신호를 보냈다. 시작은 2015년 속초해수욕장 앞 현대아이파트 1차가 100% 완판 분양하면서 시행업자들이 몰리면서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평당 2000만원은 기본이다.
자연의 1차 경고는 물부족 사태였다. 상수도 공급량은 일정한데 한꺼번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물부족 사태를 원주민들이 겪어야했다. 2016년 55일 동안 제한급수가 시행됐다. 2018년 초겨울 가뭄 장기화로 아파트 격일제 제한급수가 실시되고 음식점과 목욕탕 등이 문을 닫아야했다. 이병선 전 시장(현시장)시절 부시장으로 재임한 김철수 전 속초시장이 당선돼 물부족 사태를 해결했다. 바다로 흘려보내던 물을 가두기 위해 취수원인 쌍천에 하루 7000t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1.1㎞, 높이 7.7m의 지하댐을 건설했다.김철수 전 시장의 물 공약을 보면 ‘뚫고, 가두고, 막고’ 였다.
이병선 속초시장 페북 캡처. |
자연의 신호에도 불구하고 시행업자들은 ‘묻지마 부지매입’에 돌입했다. 속초민민들은 평생 보지도 못하고, 만지지도 못한 엄청한 매도가격에 땅을 팔고 속초를 떠났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도미노처럼 일어났다. 낙후된 지역이 활성회되면서 벼락부자가 된 원주민들은 속초를 떠났다. 분양이 외지인들의 세컨드하우스를 타겟으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한때 ‘서울시 속초구’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속초에 외지인들이 몰려왔다면 인구 8만명 선이 벌써 10~12만명으로 올라야하지만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다. 세컨드 하우스 족들은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하지않아 속초는 인구소멸지역이라는 불명예를 받았다. 난개발로 인한 부작용은 용인시를 보면 기본적으로 알수 있지만, 행정이 이를 참고 하지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지인들이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조용히 가족과 함께,또는 노년을 보내고 싶은 도시민이 속초에 아파트를 사서 지냈다가 “괜히 왔다”는 후회는 금방 밀려왔기 때문이다. 도시 인프라가 뒷받침해주질 못했다.
한해 2500만명이 몰리는 관광객으로 물가는 치솟고 주말이면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다. 신축아파트가 몰려있고 유권자의 50%가 살고있는 조양동 주민들은 인근 대포농공단지에서 뿜어대는 썩은 게껍질 등 악취에 시달렸다. 신선한 공기대신 홍게 썩는 악취를 견디지못하고 떠나기로 결심한 사람도 있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성수기에는 요금이 5배까지 치솟고, 횟갑, 대게찜 가격은 차라리 서울에서 먹는 편이 훨씬 싸다. 아무리 돈을 쓰기위해 속초로 온다고 해도 황당한 가격에 바가지요금 성지라는 오명과 함께 속초는 함께 몰락했다. 김철수 전 속초시장은 대포항 상인들을 만나 “이렇게 바가지요금을 받으면 대포항은 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상인들은 이 말을 듣지않았다. 결국 대포항은 침몰했다. 이번엔 동명항이 타겟이다. 바가지 요금에 관광객이 외면한다. 속초민들에겐 혜택도 당연히 없어 외식은 꿈도 못꾼다. 짜증은 곧 분노로 바뀐다.
[속초시 홈페이지 캡처] |
횟값·대게찜은 속초사람이라고 봐주고, 깍아주지않는다. 똑같이 받는다. 물가도 엄청난 곳에 살 이유가 없어졌다. 세컨드 하우스를 소유한 A씨는 “친구들이 온다고 하면 회는 주문진항에서 먹으라고 한다. 속초 체류기간동안 이마트 속초점에서 음식을 사다가 집에서 먹는다”고 했다. 상인들의 자발적인 노력도 없고 행정력도 수동적이어서 무법천지, 불법이 난무했다. 호빠가 등장하고, 동명항 오래된 호텔,모텔,대게찜 들은 당시 20년이상 돼 낙후됐지만 성수기에 평상시보다 최대 5~6배 받는다. 이래서 속초 동명항에서 회먹고 대게먹고 잠자면 바보라는 말도 나돈다.
동명항 입구부터 차도는 사람이 걸어다니고, 인도는 오징어 등 건어물 가게와 대게찜이 점령했다. 안전도 무방비이다. 동명항을 넘어 장사항 포장마차촌도 불법이다. 인도가 없다. 도로에 타로 점집도 생겼다. 세상에 도로에 점 집 천막을 치고 장사하고 언론이 지적해도 아직도 주말 성업중이다. 등대전망대 아래 차박성지는 시유지 불법점유지만 이병선 속초시장(국힘)이 묵인한다. 안전이 제일이라는 윤석열 정부 의지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외지인들이 무더기로 속초 탈출하면서 속초는 콘크리트만 남고 설악산 C지구처럼 유령도시가 될 수도 있다. 자연이 보낸 신호도 무시하고 언론이 수없이 지적해도 이를 무시하고 위정자들이 벌인 탐욕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속초는 참극으로 끝나고있다. 당근마켓에 나온 42억원 부지 매도가 눈길을 끈다. 건물을 건립하려다 PF도 안돼고, 자금 부족, 분양시기를 놓치는 등 여러 이유로 재대도를 하고있다. 속초는 자연의 신호를 무시하고 난개발을 강행해 참극을 자초했다. 누가 책임 질 것인가.
속초시는 인구소멸위기지역이다. |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