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아파트 404' 방송 화면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외부적 변수는 물론, 미 국채 금리 등 거시경제적 측면 등의 영향으로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큰 손’들의 경우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는 등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비트코인 가격 흐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집계한 최근 1주간 비트코인 수익률은 -0.38%였다.
비트코인 개당 ‘7만달러’ 선을 눈앞에 둔 수준까지 올라선 이후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면서 결과적으로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3월 사상 첫 1억원 선을 돌파했지만, 9월 초까지 7000만원대 초반까지 밀리며 6개월 간의 조정장세를 보인 바 있다.
[AFP] |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이끈 두 가지 요소는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빅컷(한 번에 50bp 금리 인하, 1bp=0.01%포인트)’에 따른 금리 인하 국면 개시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두 요인 덕분에 비트코인 가격은 각각 8000만원 대, 9000만원 대에 올라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이 6만5000원대까지 급락한 데는 미 국채금리 급등이 발목을 잡는 양상이다. 23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2.8bp 더 오른 4.234%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미 국채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단 평가다.
당장 비트코인을 비롯해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의 향후 가격 향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다음 달 5일로 임박한 미 대선이 꼽힌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결과를 기다리며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세는 제한되는 모습”이라며 “디지털자산 시장에 있어서 미 대선 결과는 내년 시장을 좌우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연구원은 “세계선이 바뀌는 수준의 차이”라고 짚었다.
[NH투자증권] |
홍 연구원은 가상자산 시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여부에 주목할 것이며, 당선 이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도 봤다. 그는 “허니문 기간 이후엔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취임 직후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고 취임 100일 내 투명한 규제 가이던스를 발표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시장 역시 관련 움직임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연구원은 이미 규제 리스크가 낮아진 비트코인보다 알트코인의 수혜가 클 것이며, 규제 리스크가 낮았던 비트코인이나 밈코인 등에 머물던 시장의 시선이 혁신적 개념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도 봤다.
반면, 홍 연구원은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강도가 현재 수준과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는 “디지털자산 업권법을 제정하는 것에 미 민주당도 공감하고 있으며 SEC 재량권을 축소할 수 있다”면서 “규제가 보다 명확해져 산업 발전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미 대선 결과와 큰 관련 없이 가상자산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
지난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옵션 투자자들이 11월 말까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옵션 투자자들은 내달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지에 관계 없이 비트코인이 내달 말까지 8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8만달러는 지난 3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7만3800달러대보다도 약 10% 더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향후 비트코인 가격의 큰 변동을 예상하며, 새로운 베팅은 콜 옵션에 집중돼 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콜 옵션은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에 자산(여기서는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나중에 더 비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옵션 시장에서 11월 8일 만기 콜 옵션의 행사 가격은 7만5000달러, 11월 29일 만기 콜 옵션 행사 가격은 8만달러 부근에 집중돼 있다. 11월 말에는 8만달러에 비트코인을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또 12월 27일 만기 콜 옵션은 10만달러와 8만달러가 가장 많다.
가상자산 중개업체 팔콘X 리서치 책임자 데이비드 로완트는 “시장 평가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비트코인이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선거 관련 옵션 거래는 주로 상방(가격 상승)에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 따른 가격 변동성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나 반감기 같은 주요 이벤트보다 상대적으로 낮지만,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달라질 수도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옵션 시장을 헤지 수단보다 상승 가능성을 포착하기 위한 도구로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로이터] |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들 중에선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가능성도 점친다.
지난 4월 방송된 tvN 예능 ‘아파트404’에는 멤버들이 2011학년도 대학 신입생으로 변신해 아파트 옆 대학교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일을 추적하는 모습이 그려진 적 있다.
이때 코미디언 유재석은 창업 동아리 모집 현장에서 신입 부서원을 모으고 있는 출연자에게 “이때 2011년이면, 주식투자나 비트코인 빨리 해야한다. 뭐든 사 두라”며 현실 조언을 남겨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6월 26일 비트코인은 개당 17.51달러에 불과했다. 7만달러 달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10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지를 점쳐보는 현실을 생각하면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낮은 가격이다.
익명의 가상자산 트레이더 돈알트는 비트코인이 8만달러에서 10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최근 예측한 바 있다. 다만, 상승 후 6만달러 수준까지 다시 하락해 재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고도 조언했다. 돈알트는 “비트코인이 9만달러 이상에서 강한 상승 모멘텀을 보일 경우 예측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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