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부회장 “중국에 회사 안판다” 주장에
“비싼가격이면 우회판매 되는 것 아니냐” 지적
24일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한 강성두 영풍 사장. (사진은 이전 행사에서 촬영됐습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이날 여야 산자위 위원들은 고려아연 측 박기덕 사장과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 측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 부회장 등을 상대로 한 증인신문에서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두고 정부가 수수방관만 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사모펀드인 MBK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획득할 경우,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의 핵심기술들이 중국 등 해외 자본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골자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광일 MBK 부회장은 “현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MBK의 10조원 규모 6호 펀드 가운데 중국 자본 비율은 5%가량을 차지한다”면서 “MBK의 지분 구성과 관련해 국내 출자자는 10∼20%에 해당하며, 나머지는 모두 해외 자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는 비철금속 제련 분야 세계 최고 기술을 보호할 방안을 놓고 MBK에 ‘절대로 중국에 유출하지 말라’고 부탁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냐”면서 “양심적으로 지키겠다는 말을 담보로 해야 하는 것인지, 주요 국가 자산이 어떻게 처분될지 모르는 위험한 지경에 놓였는데 정부가 제3자적 입장에서 방치하고 있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김 부회장에게 “사모펀드가 ‘지배구조 개선’만을 위해 M&A에 들어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잘 이해가 안 된다”면서 “국민들은 M&A를 통해 해외 기술 유출도 걱정하고 있다. 이런 우려를 해소할 계획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려아연에 대해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MBK는 홈플러스와 bhc치킨 인수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회사”라며 “중국과 핵심기술 격차가 줄어들거나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에서 비철금속 분야 핵심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산업부 장관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허성무 의원은 “영풍과 MBK가 체결한 콜옵션 계약 때문에 궁극적으로 MBK에 경영권이 넘어갈 것이라고 많은 분들이 걱정한다”면서 “중국 자본이 MBK에 5% 포함된 것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경기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고려아연의 제련 기술은 국가기간 기술이고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정부가 아무 단계에나 들어가서 기업 활동에 제약을 가할 수 없기 때문에 첨단기술 신청이 들어오면 절차에 따라 진행하려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고려아연의 경영권 획득을 목표로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MBK 측은 이날 국감장에서 ‘고려아연을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에 대해 장기 투자가 되도록 분할이나 쪼개서 팔 일은 없다”며 “중국으로 기술이 유출되거나 중국에 기업을 매각할 계획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높은 가격 조건이라면 중국이 아닌 제3국을 우회해서라도 매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취지의 민주당 허성무 의원의 질의에는 “현재로서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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