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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0cc 엔진, 7인승’…파리지앵이 사랑하는 효율성의 정수[시승기 - 푸조5008 SUV GT]
고속주행 공인연비 14.2㎞/ℓ에 달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스피커도 인상적
푸조 5008 SUV 외관 [김성우 기자]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오래전부터 도시가 태동한 유럽에서는 보다 효율적인 자동차가 사랑받는 경향이 크다. 좁은 골목길을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컴팩트한 사이즈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많은 승객과 짐을 실을 수 있을 정도의 효율적인 공간 배치가 선호된다. 여기에 경제성도 갖춰야 한다. 유럽연합(EU)이 추구하는 친환경성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에 기반을 둔 완성차 브랜드 푸조가 선보인 ‘푸조 5008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는 이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자동차로 꼽힌다.

21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파리시내에서 느낄 수 있는 푸조만의 독특한 감성을 잘 표현한 푸조 5008 SUV는 ‘파리지앵다움’이 고스란히 담긴 차로 여겨진다. 지난 2018년 유럽 SUV 시장에서 푸조가 1위를 기록한 데도 푸조 5008 SUV의 공로가 컸다는 평가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에서 경기 의정부시와 전북 지역까지 왕복 약 600㎞ 경로로 푸조 5008 SUV GT 차량을 직접 운전해봤다. 직접 운전해본 푸조 5008 SUV는 유럽 뿐만아니라, 인구 밀집도가 높은 우리나라 도로 사정에서도 훌륭한 역량을 발휘했다.

푸조 5008 SUV [김성우 기자]

차량에는 1200㏄의 배기량을 간직한 퓨어테크 가솔린 터보엔진이 장착된다. 공차중량이 1590㎏, 제원상 전장이 4650㎜, 전폭이 1845㎜, 전고가 1650㎜다. 최고출력은 131마력(5500rpm), 최대토크는 23.5 ㎏·m (1750rpm)으로 크게 높지 않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도심 주행에서는 편안함까지 느껴졌다. 차량의 EAT(Efficient automatic Transmission)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부드러운 변속을 돕기 때문이다. 공인연비는 복합 12.1㎞/ℓ, 도심에서는 10.8㎞/ℓ, 고속주행에서는 14.2㎞/ℓ로 나타났다. 실제 주행에서 10.8㎞/ℓ로, 비슷한 수준의 경제성이 돋보였다.

차량은 최대 7인까지 탑재가 가능하고, 길쭉한 전장에 걸맞게 차박이나 무거운 짐을 실을 수 있을 정도로 넓직한 점을 감안했을 때 준수한 수준이다. 제원상으로 출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가파른 오르막길도 무리없이 올라갈 정도로 출력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도심 정체 중 서고 가고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잠시 불편함이 느껴졌다. 안전을 생각한 조치인지 브레이크의 멈춤 세팅상 살짝만 발을 대도 급격하게 멈추도록 조정돼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무난한 주행성능을 선사했다.

차량의 또 다른 매력포인트는 ‘프랑스 감성’이 느껴지는 섬세한 내부 편의기능이다. 2시간마다 차량 계기반에 표시되는 ‘휴식 권고’ 메시지는 주행 중 잊기 쉬운 여유를 찾도록 했고, 조수석과 2열 동승객들도 편안함을 느낄 정도로 승차감도 안정적으로 다가왔다.

차량 컵홀더는 보냉 보온이 가능한 소재로 제작되는데, 최근 일선 카페에서 흔해진 1ℓ 대용량 음료용기도 들어갈 정도로 큼지막했다. 하이엔드급 프랑스 오디오 브랜드 FOCAL®과 컬래버레이션으로 장착된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은 특히 저음이 강조되는 힙합음악을 들을 때 웅장한 사운드를 잘 살려주는 듯 했다.

푸조 5008 SUV 1열 공간 모습 [김성우 기자]
푸조 5008 SUV 운전석과 센터디스플레이 [김성우 기자]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고해상도 풀컬러 그래픽을 제공하는데, 스티어링 휠의 조작 버튼을 통해 다이얼 모드, 드라이빙 모드, 개인 모드, 최소 모드 등 4가지 계기반 화면 모드를 설정할 수 있어 분위기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고,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8인치 터치스크린은 차량의 주요 정보, 각종 인포테인먼트, 후방 카메라 등 차량과 관련된 주요 정보들을 직관적으로 나타내려고 힘썼다. 직접 터치해보면 반응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외부기기 커넥티비티 기능과 내비게이션이 다른 브랜드보다 조금 아쉬웠지만, 휴대전화에 깔려있는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니 별 문제는 없었다.

세련된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리어램프는 사자 발톱 자국을 형상화 한 입체적인 형태, 전면부는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새로운 푸조의 시그니처 주간주행등(DRL)을 차용하면서 앞뒤 라이트에 모두 힘을 줬다. 보닛 중앙에는 ‘5008’ 엠블럼을 추가하고, 차체는 전체적으로 곧게 뻗은듯한 직선과 굴곡이 어우러져 전체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선사한다. 실내는 우드풍과 검은색 계열의 내장재를 동시에 사용하고, 시트는 적색(선택가능)으로 배치됐는데,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차량은 알뤼르 모델은 4600만원, GT는 4900만원부터 판매가가 형성된다. 실내 공간이 여유로운만큼 차량을 나들이·여행용으로 쓸 4인 가족이나, 업무용으로 병용을 희망하는 직장인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적 감성이 어우러진 디자인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강점인 만큼 2030세대에게도 차량을 추천한다.

푸조 5008 SUV 2열 공간 [김성우 기자]
푸조 5008 SUV 후면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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