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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곽 드러나는 정의선·아키오의 ‘미래車 동맹’, 수소 넘어 로보틱스·모터스포츠까지 [비즈360]
블룸버그 “보스턴다이내믹스·토요타 연구소와 협업”
토요타 AI 활용지식, 로봇제작에 사용할듯
27일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서 두 회장 공식석상
수소 등 미래차 분야 협력도 가속화 전망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토요타 아키오 일본 토요타그룹 회장. [각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제조 전문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분야에서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손을 잡는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1위와 3위인 토요타와 현대차그룹이 직접 협력에 나선 것이다. 최근 글로벌 로봇사업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양사가 적극적인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빠르게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2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이 국내 모터스포츠 행사에서 첫 공식 회동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미래차 동맹’에 대한 윤곽이 한층 구체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개발 과정에서 토요타리서치연구소의 거대행동모델(LBM) 학습 관련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양측은 구체적인 시간표와 예산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번 협업을 장기적 차원의 기술교류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향후 인간과 로봇 간 상호작용 분야 개발에서 AI로 훈련한 로봇 등의 사례를 활용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자동차 제조사들은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공장 자동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지난해 생산 현장에 신규 투입된 로봇 가운데 4분의 1가량은 자동차 업계에서 이뤄졌다”면서 “양사의 협력이 옵티머스 등 다른 로봇 개발 프로그램에 있어 새로운 도전을 추진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0년 현대차에 인수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로봇 개’로 알려진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를 선보인 기업이다. 현대차 생산라인에 일부 로봇을 투입했고, 향후 몇 년 내에 현대차 공장에 맞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하는 계획도 검토중이다.

싱가포르 현대자동차그룹혁신센터(HMGICS)에서 운용되고 있는 스팍. [현대차그룹 제공]

반면 토요타는 단일 AI 기술을 이용해 로봇에게 광범위한 개별 업무를 수행하도록 가르치는 등 주로 소프트웨어 영역에 집중해 왔다. 특히 로봇이 여러 업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도록 하는 LBM 개발에 집중해 왔다.

에런 손더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대규모로 세상에 내놓겠다는 약속을 실현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양사의 이번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췄다.

길 프렛 토요타 수석과학자는 “이러한 기술들은 장래에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생성형 AI 관련 작업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해온 업무에 엄청나게 보완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는 로봇을 최종적으로 고도화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 현장에서 활용하는 동시에, 가정에서의 노인 돌봄에 활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오는 27일 용인에서 열리는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첫 공식 회동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로봇 협업은 의미가 크다.

두 회장은 최근 여러차례에 걸쳐 비공식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3월 일본 토요타 본사에서 아키오 회장을 만나 수소,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부문에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사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고성능 브랜드 현대 N과 토요타 GR이 모터스포츠 문화 발전을 위해 각사의 고성능 모델과 경주차를 선보이는 자리다.

표면적으로는 다른 모터스포츠 행사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고성능 모터스포츠의 다양한 첨단기술이 공개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중요성은 그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최근 완성차 모터스포츠 대회에서는 수소와 AI, 로봇 등 첨단 기능 전반에서 신기술이 선보이는 추세다.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행사 티켓 예매는 지난 8일 예매 사이트 오픈 하루만에 3000석 전석이 매진됐다. 국내 모터스포츠 행사가 예매 당일 전석 매진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선보일 현대 N과 토요타 GR의 차량 라인업[현대차 제공]

한편 글로벌 첨단산업 시장에서는 최근 완성차 기업들을 중심으로 AI(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발전생태계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지난 10일 로보(무인)택시 공개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작동을 선보였다.

애플은 올해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 사업을 접었지만, 앞서 오랜기간 중국 비야디(BYD)와 배터리 개발을 위해 수년간 비밀리에 협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소식통은 블룸버그통신에 애플과 BYD가 2017년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팀을 꾸렸으며, 안전하고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첨단 배터리 팩과 발열 관리에 대한 전문지식을, BYD는 배터리 제조 관련 노하우 등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는 BYD가 배터리 기술의 토대를 쌓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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