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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된장 제조 10배 단축 ‘특급 발효균’ 개발
식품연구원 최재웅 박사 연구팀
유전자 변형 아닌 적응진화 활용
발효속도 10배↑ 고초균 증식 성공
고부가 정밀발효균 개발 초석 마련
한국식품연구원 연구진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헤럴드 DB]

국내 연구진이 효소 활성화를 10배 가량 빠르게 만드는 ‘특급’ 미생물을 새롭게 개발했다. 된장·청국장 등 장류 식품의 발효 세균으로 알려진 고초균(Bacillus subtilis)을 개량한 결과다.

한국식품연구원 식품융합연구본부 전통식품연구단 최재웅 박사 연구팀은 적응진화(생존이나 증식 능력을 향상하는 성질을 획득하거나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화) 기술을 이용해 전통장류에 든 고초균의 효소 활성과 발효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재웅 박사는 “장류의 주 발효 세균은 고초균 등 바실러스로 발효 세균을 이용해 된장·양조간장 등 식품을 효율적으로 제조하려면 효소의 활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초균은 일반적으로 효소 활성과 향미 성분 생산능력이 큰 발효 세균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전통장류 등의 제조 과정에서 고초균은 고분자인 콩을 저분자로 분해해 깊은 발효 미(味)의 장맛을 느끼게 하는 발효 세균으로 우리나라 장류 문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고초균을 이용하여 전통장류나 양조간장을 제조하기 위해선 보통 6개월 이상 발효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긴 발효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최 박사팀은 콩에 있는 단당류인 갈락토스를 빠르게 소모할 수 있는 ‘특급’ 발효 고초균을 탐색했다. 10년 이상 장기 숙성한 장류에서 얻은 고초균(Bacillus subtilis J46)을 유전자 변형이 아닌 방식인 적응진화를 통해 발효속도가 약 10배 빨라진 고초균(BSGA14)을 얻는 데 성공했다. 개량에 실시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고초균이 이용하기 어려웠던 갈락토스를 이용하도록 스트레스를 주어 5000세대 동안 계대배양을 하여 갈락토스 고이용 변이 균주가 발생하도록했고, 이를 통해 신종 고초균을 얻었다. 연구팀은 신종 고초균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유전체 분석도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단당류 중 하나인 갈락토스 전달 유전자의 발현 증가를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초균 BSGA14는 기존 고초균 J46대비 10배 가량 빨라진 발효속도 덕분에 프로테아제와 갈락토시데이즈란 효소의 활성을 각각 19.2배, 15.6배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구팀이 이번에 역설계(Reverse engineering, 핵심 돌연변이를 원래 미생물에 주입하는 기술) 방식으로 만든 또다른 고초균 BSGALE4도 고초균 BSGA14와 비슷한 효소 활성 증가를 나타냈다.

최재웅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식품 고부가가치 산물을 얻을 수 있는 정밀발효 균주 개발의 초석을 다졌다”며 “이로 인해 고초균을 이용한 전통장류나 양조간장의 제조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산업 미생물 분야 국제학술지 ‘AMB Express’ 최신호에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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