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과학기술 인재 요람인 4대 과학기술원(KAIST·UNIST·GIST·DGIST)에서 교수 인력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학기술인재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이 부재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이 4대 과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4대 과기원 교수 인력 유출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9월까지 총 160명의 교원이 4대 과기원을 떠났다.

학교별로는 KAIST 49명, UNIST 68명, GIST 17명, DGIST 26명으로 UNIST에서 가장 많은 교원 이탈이 있었다. 전체 교원수에서 KAIST가 UNIST의 2배 수준임을 감안할 때, UNIST의 교원 이탈은 타 과기원에 비해 더욱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 교원의 주요 이직처는 수도권 대학이었다. 총 160명 중 32명이 서울대로 이직했고, 51명이 서울대 외 수도권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외에도 해외대학 25명, POSTECH 16명, KAIST 13명, 비수도권 대학 7명, 기업·공공기관·창업 10명, 파악불가 6명 순으로 나타났다.

UNIST 캠퍼스 전경.[헤럴드DB]

직급별로는 교수 51명, 부교수 65명, 조교수 44명이 이탈했다. 교내 보직과 연구활동을 가장 활발히 하는 부교수 직급의 이탈이 두드러지나, 교수와 조교수 직급에서도 적지 않은 이탈이 일어났다.

과기정통부는 4대 과기원 교수 인력 유출에 대해 “4대 과기원과 다각적으로 의견을 수렴하여 교원 처우 개선 및 쾌적한 연구 환경 제공 등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책이나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해민 의원은 “빈번한 교원 이탈로 과기원에 대해 국내 최고 교수양성요람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학생연구자를 육성해야하는 과기원이 교수들의 이직 징검다리로 전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도교수가 언제 사라질지도 모르는 환경에서 과학기술인재를 육성할 수 있겠냐”며 “정부는 과기원이 고급과학기술인재 양성이란 설립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과 함께 교원 임용 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