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햄·힐데브랜드 등 기부…트럼프, 규제 폐지 공약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석유업계 거물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돈줄’로 부상하고 있다. 당선 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백지화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켈시 워런 에너지트랜스퍼 최고경영자(CEO), 해롤드 햄 콘티넨탈리소시스 창업자, 제프리 힐데브랜드 힐코프에너지 CEO 등의 억만장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페름기 분지 유전이 있는 텍사스주 미들랜드와 ‘세계 에너지 수도’를 표방하는 휴스턴에서 모금 행사를 열고 더 많은 지원을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자금 모금 기반이 좁아지면서 석유업계 인사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오픈시크릿이 트럼프 대선 캠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석유·가스업계는 올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1410만달러(약 190억원)를 기부해 트럼프의 4번째로 큰 자금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20년 대선 당시보다 6계단 오른 비중이다.
공화당전국위원회에 기부한 금액까지 합치면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의 후원금은 총 2240만달러(약 302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역학 관계는 석유 산업, 공화당, 트럼프 사이의 유대감이 강화되고 있음을 강조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에너지업계 경영자들은 오랫동안 정책 우선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공화당 동맹을 주목해 왔지만 석유 산업에 우호적인 민주당 의원들이 줄어들면서 이러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시민단체 퍼블릭시티즌의 타이슨 슬로컴 에너지프로그램국장은 “석유 CEO들은 트럼프에게 거의 마르지 않는 현금 우물이 됐다”며 “석유 회사들은 돈이 많고, 매우 성숙한 로비 활동과 워싱턴 DC로의 영향력 있는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석유 시추를 더 쉽게 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자동차 및 발전소에 대한 오염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천연가스 수출 신규 허가 중단 조치를 즉시 종료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려는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석유업계 거물들은 이번 대선 레이스 초기만 해도 트럼프의 연임 도전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공화당 내 다른 대선 주자들을 지지했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가 트럼프로 좁혀지면서 그에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블룸버그가 분석한 공개 자료에 따르면 워런과 그의 아내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 공화당, 슈퍼팩에 580만달러(약 78억원)를 기부했다. 2020년 기부액은 1220만달러(약 164억원)로 올해의 2배 이상이었다.
힐데브랜드 부부는 올해 8만1600달러(약 1억원)를 포함해 2016년 대선 이후 140만달러 (약 19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최근 트럼프 47 정치행동위원회에 기부한 금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햄은 올해 96만8000달러(약 13억원)를 포함해 총 170만달러(약 23억원)를 후원했으며 그의 회사인 콘티넨탈 리소시스는 슈퍼팩 ‘마가(MAGA)’에 100만달러(약 13억원)를 추가로 지원했다.
이들의 거액 기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뭄에 단비가 되고 있다. 트럼프 측은 8월에 모금한 금액보다 3200만달러(약 431억원)를 더 지출했다. 애드임팩트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의 9월 유료 미디어 지출 금액은 7200만달러(약 969억원)로, 해리스 캠프의 1억9200만달러(약 258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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