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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라미드 11배’ 잔해로 뒤덮인 가자지구…“14년간 1조6000억원 들 듯”
매일같이 이어지는 폭격에 전역이 폐허로…“잔해만 4200만t”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공격을 감행한 1년이 돼가는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옛 성벽에 365번이라는 표시와 함께 희생자들의 사진이 투사돼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7일로 1년을 꽉 채운 가운데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뒤덮고 있는 막대한 양의 건물 잔해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가자지구에 쌓여 있는 건물 잔해의 규모를 최소 4200만t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전의 14배에 이르며, 인류 최대 건축물 중 하나인 이집트 기자의 대피라미드를 11번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유엔은 설명했다.

유엔의 위성사진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전쟁이 터지기 전 가자지구에 있던 건물 전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6만3000채가 1년 새 파손되거나 무너진 상태다. 이중 3분의 1가량은 고층 건물이었다.

한때 많은 이들이 분주히 오가던 많은 길들이 현재는 사람 키만한 돌무더기에 뒤덮여 나귀가 끄는 수레 정도만 간신히 지나는 형편이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유엔은 가자지구 당국자들이 잔해 더미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유엔 주도의 잔해 관리 실무그룹은 당장 이달부터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와 중부의 데이르엘발라에서 도로변의 건물 잔해를 치우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2014년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약 한 달 반 가량 전쟁을 벌였을 때도 세계 각국의 협력을 받아 가자지구에서 300만t이 넘는 잔해를 정리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막대한 규모의 파괴가 발생한 탓에 잔해 정리 작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세종시와 비슷한 365㎢의 면적에 230만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곳 중 하나인 가자지구에선 이 정도의 잔해를 정리할 수 있을 만한 빈 공간이 없을 뿐더러 잔해 처리에 들어갈 막대한 비용과 시간도 문제로 꼽힌다

유엔 당국자들은 지금 당장 작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14년에 걸쳐 최소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인들 사이에 숨어 있는 하마스 무장대원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작업자들이 휘말릴 위험이 있다는 점과 잔해 아래 수습되지 못한 팔레스타인인의 시신이 많게는 1만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불발탄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발암물질인 석면 등에 오염된 잔해도 230만t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익명의 유엔 당국자는 “정치적 해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가자 재건을 위해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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