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모와드 지역의 한 건물이 붕괴되자 주민이 급히 대피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스라엘의 재보복에 대비해 이란군이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란 언론들은 이날 에스마일 가니(67) 쿠드스군 사령관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냈다.
앞서 이스라엘과 아랍권 언론이 가니 사령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으로 사망했거나 다쳤을 것이라고 보도하자 확인 취재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란 언론들은 당국자들로부터 가니 사령관의 행방에 대해 명확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혁명수비대도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성명도 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그의 행방이 헤즈볼라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는 하심 사피에딘 집행위원장의 생사와 관련된 것으로 관측했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이란 안보 당국자를 인용, 가니 사령관이 최근 베이루트를 방문했으며 사피에딘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3일 베이루트 폭격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했다.
폭사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사촌인 사피에딘 역시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 집행위원회의 마흐무드 크마티는 이날 이라크 국영TV에 가니 사령관 실종 보도와 관련해 “나는 정보가 없다. 우리도 이 문제의 진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사피에딘을 찾기 위한 수색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헤즈볼라가 차기 수장을 뽑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쿠드스군은 혁명수비대 내 해외 작전을 담당하는 정예부대다. 이라크와 시리아, 레바논 등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무장조직에 자금과 무기, 훈련, 대테러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가니 사령관은 2020년 미국에 암살된 이란의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후임으로 쿠드스군을 지휘해 왔다.
이란 언론이 게시한 사진에 따르면 가니 사령관이 공개 석상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사하고 나서 이틀 뒤였다.
가니 사령관은 당시 이란 수도 테헤란의 헤즈볼라 사무실에 등장했다.
하지만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나스랄라를 추모하기 위해 이달 4일 집전한 금요 예배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피란길에 오른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을 귀환시키겠다면서 지난달 23일부터 헤즈볼라 근거지를 공습해 왔고, 이달 1일부터는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쿠드스군 사령관의 부재에 이란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베이루트에 주재한 혁명수비대의 한 인사는 가니 사령관에 대한 이란 고위 당국자들의 침묵이 일반 구성원들 사이에서 공황 상태를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뉴스 사이트 타브낙은 “여론은 우리의 장군이 살아있고 잘 있다는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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