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헤즈볼라·후티 ‘3면전’ 수행 자신감 과시
29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국경 마을 자우타르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스라엘이 이란을 주축으로 한 중동의 반이스라엘, 반미 무장조직 연대인 ‘저항의 축’을 차례로 폭격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예멘 반군 후티의 근거지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23일부터 한 주간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집중 공습한 이후 예멘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대변인 데이비드 아브라함 대위는 이날 성명에서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정찰기를 포함한 수십 대의 공군 항공기가 예멘의 라스이사와 호데이다 등지의 후티 반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예멘 반군이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이스라엘 공군은 예멘 호데이다까지 약 1700㎞를 날아 폭격 작전을 수행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호데이다의 발전소와 항구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공군 지휘통제실에서 예멘 공습을 지켜본 뒤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아무리 멀어도 적을 공격하는 데에는 상관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예멘에서는 4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했다고 후티가 운영하는 보건부가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의 일원인 예멘 반군은 이달 들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에도 후티의 텔아비브 드론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자 호데이다 항구의 후티 반군 시설을 전투기를 동원, 보복 공습해 3명이 죽고 87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의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은 이날도 이어졌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반군과 동시에 전쟁을 벌이는 ‘3면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배후인 이란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저항의 축’ 국가들을 잇달아 공격하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반관영 타스님 뉴스통신이 보도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예멘 호데이다 항구의 발전소와 연료 탱크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했다.
이란은 7월 31일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데 이어 27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폭사하자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으나 아직 군사적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