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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업계 불황에도 중국산 오히려 증가
중국산 철강 비중 54.0% 달해
고급강 개발·신규시장 개척 ‘대응’
업계 “정부, 관세 조치 필요성도”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모습 [포스코 제공]

글로벌 철강업계 전반의 ‘공급과잉’ 이슈 속에서도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정세 불안정으로 철강업계가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값싼 중국철강의 공급과잉은 또 다른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20일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간한 ‘중국 공급과잉에 대한 주요국 대응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1018mmt(미터톤)으로 전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해 전세계 철강 생산량은 1885mmt로 중국산 제품의 비중만 54.0%에 달했다. 같은해 2위 인도가 125mmt, 3위 미국 81mmt, 4위 러시아 72mmt, 5위 한국 66mmt에 그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2~5위 4개국의 제품 생산량을 합쳐도 중국 생산량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현지 부동산 경기 악화 속에서 철강설비 감축계획과 생산규제 정책(2024년 발표)을 지속하고 있지만, 시장 영향에 따라 단기간 내에는 감산이 힘들 것이란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더불어 중국이 자국 내 잉여 생산물량을 해외 수출로 싼 값에 밀어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업계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계철강협회(WSA)는 2025년부터 중국 철강 생산이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그 전까지는 해외로 밀어내기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라면서 “국내에도 값싼 중국산 제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우리 철강업체들이 받는 타격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업체들의 실적에서도 이는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 3사의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약 1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약 2조412억원) 대비 반토막 가량 급감했다.

‘맏형’ 포스코가 영업이익 8531억원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철강업계는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고급강 개발과 신규 글로벌 시장 개척이 중심에 선 모습이다.

중국산 저가제품이 넘볼 수 없는 기술 수준을 갖추면서 상황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중요성이 증가되고 있는 고급 차량용 강판이나 전기강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자체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확대하면서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에서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동국씨엠은 최근 독일에 사무소를 개소하면서, 본격적인 유럽 시장 대응에 나섰다.

유럽은 동국씨엠 건설 자재용 컬러강판 수출 40%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인만큼 향후 판매량 증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차량용 강판을 중심으로 미국시장에 노크하고 있다. 올 4분기에는 현대차 미국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완공에 맞춰 신규 SSC를 구축할 예정이다.

다만 중소 철강업체들은 대기업들과 달리 빠른 대응이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중국에서 들어오는 값싼 철강재에 대한 우리 정부의 관세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은 최근 값싼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강력한 규제 조치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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