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컷 명분 삼기에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기 상황”
美, 빅컷으로 10월 금통위서 금리 인하 결정될 가능성↑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연설하는 화면이 나오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한번에 50bp 금리 인하, 1bp=0.01%포인트)’을 두고 기대보다 과감한 결정이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20일 나왔다. 앞서 미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와 50bp의 선택지 중 빅컷(50bp 인하)을 선택한 바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빅컷’을 단행한 표면적인 이유는 고용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올해 실업률에 대한 연준의 전망치는 지난 6월 4.0%에서 이번 9월 4.4%로 크게 높아졌는데 이 사이 발표된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되었고 이 변화가 연준의 태도 변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고용’에 대한 언급을 가장 많이 했을뿐더러, 통화결정문의 중심에 ‘고용’을 놓음으로써 중요성을 확인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연구원은 “결정 이면에는 객관적인 요인 이외에 실기 우려와 같은 비판 가능성이나 과도한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에 따른 혼란 우려 등에 대한 고려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IBK투자증권] |
특히 정 연구원은 “9월 FOMC에서는 금리 결정 이외에 발표된 연준의 수정된 경제전망치도 발표하는데 이를 보면 이번 연준의 태도 변화를 납득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전망이 2.1%에서 2.0%로 소폭 하향 조정되었지만 2025년과 2026면 전망은 각각 2.0%를 유지하고 있다”며 “실업률 전망도 올해 전망치는 4.0%에서 4.4%로 크게 높아졌지만 2025년과 2026년 전망치는 4.4%와 4.3%로 나타나 결과에 기반해 대응(outcome-based)하는 연준이 빅컷의 명분으로 삼기에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FOMC는 표면에 드러난 것 이상으로 이견이 분분하고 합의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2005년 9월 이후 FOMC 이사가 처음 반대 표를 던진 바를 이야기했다. 이에 더해 “19명 중 9명이 올해 75bp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등 여전히 25bp 인하가 베이스라인을 형성했다는 점은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빅컷’ 결정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을 자극할 가능성으로 부조화를 가져오기 충분하다”고 전했다.
정 연구원은 “결국 연준이 큰 폭으로 금리를 내렸음에도 시장 기대가 추가로 하향 조정된 걸로 보아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연준 시선과 시장 기대 사이의 긴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면서 “9월 FOMC는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우리 기본 시나리오는 제약을 제거하고 경제 반응을 보자는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이 한은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부나 국책 연구기관 등으로부터 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짐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지표를 확인한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 파월 의장의 언급과 연준 결정은 선제적 대응 필요성에 더 힘을 실어준다는 이유에서다.
정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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