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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을 찾은 중국 상무장관이 이탈리아 부총리를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고 중국 상무부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상무장관)은 이날 로마에서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만났다.
왕 부장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는 현재 중국-EU 경제·무역 협력에 영향을 주는 중대 문제"라며 "우리는 EU 집행위원회가 경솔하고 성급하게 중국이 제출한 패키지 방안을 거부하면서, 협상을 통해 문제를 적절히 해결한다는 정치적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안은 중국-EU와 중국-이탈리아 무역·투자 협력에 영향을 줬다"며 "EU 집행위가 대화·협상을 통해 경제·무역 이견을 적절히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에 타야니 부총리는 "나는 최근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집행위 (통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과 통화를 하고 EU 집행위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 및 EU 법규에 따라 이 사안을 처리해, 이 사안 때문에 중국-EU 경제·무역 협력이 방해받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답했다고 중국 상무부는 전했다.
그는 이어 "이탈리아 정부는 EU-중국 양자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를 희망한다"며 "동시에 (이탈리아는) 중국 자동차 기업이 이탈리아 투자를 선택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중국 상무부는 "양국 지도자가 최근 달성한 경제·무역 공동인식(컨센서스)을 함께 이행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EU의 중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로 양측 갈등이 고조되던 지난 7월 중국 정부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이탈리아는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과 보호주의에 반대하고 EU와 중국의 관계가 심화하면서 내실을 갖추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EU의 관세 최종 확정을 앞두고 우군 확보에 주력해온 시 주석은 이탈리아에 '건설적 역할'을 요청하며 전기차·인공지능(AI) 협력과 이탈리아산 제품 수입 확대 등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EU는 지난달 19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율을 향후 5년 동안 현행 10%에서 27.0∼46.3%로 높이는 확정 상계관세 초안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 EU 회원국들이 이달 25일(현지시간) 상계관세 확정 시행 여부를 투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투표가 가결되려면 EU 전체 인구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 이상 회원국이 찬성해야 한다. 투표 전망은 엇갈린다. 당초 무난하게 찬성 요건이 충족될 것이라 예상됐으나, EU에서 자동차 산업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스페인이 지난 9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방중 이후 사실상 중국 편을 드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독일도 자국 자동차 산업이 받을 타격을 우려해 줄곧 관세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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