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다치지 않아 안도…정치폭력 규탄”
트럼프, 1차 암살 시도 미수 뒤 급상승 보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준한 암살 시도를 ‘정치폭력’으로 규정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시민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 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두 번째 암살 시도 사건이 벌어지면서 향후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미 대선은 정치지형이 진보와 보수로 극단적으로 양분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초박빙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며 이번 사건을 선거 캠페인에 적극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선거자금 모금 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무사하고 건강하며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면서 “신께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 세상에는 우리를 막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나는 여러분을 위해 싸우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나를 지지해준 여러분을 항상 사랑할 것”이라면서 “통합을 통해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선거자금 모금을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야외 유세 도중 총격으로 오른쪽 귀 윗부분에 상처를 입은 뒤에도 지지자들을 향해 선거자금 모금을 호소한 바 있다.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를 가진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사해 기쁘다”며 “뉴스가 알려지기 전에 그와 얘기했고, 놀랍게도 그는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번째 암살 시도 사건에 대해 자신을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해온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으로 돌렸는데 이번 사건도 유사한 방식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번째 암살 시도 뒤 총격으로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면서도 성조기를 배경으로 주먹을 불끈 쥔 사진이 공개되면서 ‘이번 대선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앞서 첫 번째 암살 시도 사건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급상승세를 지켜봐야 했던 민주당 측은 모든 형태의 정치폭력을 규탄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받은 뒤 성명을 통해 “전직 대통령이 다치지 않아 안도했다”며 “여러 번 말했듯이 우리나라에는 언제든 정치폭력이나 그 어떤 폭력을 위한 자리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 팀에게 비밀경호국(SS)이 전직 대통령의 계속되는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과 역량, 보호 조치를 계속 갖추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 가능성에 매우 심란하다”며 “전직 대통령이 다치지 않아 안도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사실관계를 파악해가는 가운데 나는 정치폭력을 규탄한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자 한다”면서 “이번 사건이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각자 맡은 바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미 대선을 불과 51일 앞둔 현시점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이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살해하려던 혐의로 체포된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가 2022년 4월 키이우에서 열린 집회에서 AFPTV와 인터뷰하는 모습. [AFPTV/AFP] |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이전까지 중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을 산 TV토론과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 선언이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와 관련 A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이날 공개한 TV토론 이후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지지율은 해리스 부통령 51%, 트럼프 전 대통령 46%로 토론 전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등록 유권자로 대상을 한정했을 경우에도 해리스 부통령 51%, 트럼프 전 대통령 47%로 토론 전과 의미 있는 격차를 찾기 어려웠다.
적극적 투표의향층 역시 해리스 부통령 52%, 트럼프 전 대통령 46%로 토론 전 여론조사와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