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때 잔금 치러야 할 수분양자들 발 동동
‘10월까지 한시운영’ 등 아직 변수도 남아
공사가 진행 중이던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모습.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1만2000세대 매머드 단지인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입주를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들이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에 나서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출 수요가 폭발할 11월 말 입주 시기가 도래하면 다시 대출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이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신규 분양 주택 수분양자가 전세 임차인을 구하고 그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치르지 못하도록 막아 갭투자 등 투기수요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26일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면서 신규 분양 주택을 예외로 인정했으나, 한 달도 안 돼 입장을 바꿨다. 13일부터는 다른 은행들처럼 예외 없이 전세자금대출을 내주지 않기로 했다. 단, 전세 임차인이 직장 이전, 자녀 교육, 질병 치료, 학교 폭력 등으로 인한 실수요자로 인정될 시에는 대출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11월 말 시작되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를 앞두고 분양 잔금을 구하지 못한 수분양자들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그간 수분양자들은 계약금 20%를 치르고 6차례에 걸쳐 중도금 대출을 받았는데, 입주를 위해서는 잔금 20%와 중도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 단지 전용 84㎡(약 34평) 기준 분양가가 1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약금 20%을 빼고 나머지 11억원을 입주 시점에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도금 대출 허용과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로 한숨을 돌렸던 수분양자들 입장에서는 날벼락 같은 상황이다. 최근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축소하고 신용대출 한도도 연소득의 100% 이내(KB국민·신한)로 줄이면서, 당장 1금융권에서 신규 대출을 통한 자금 융통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의 대출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하나은행은 아직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또 KB국민은행이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중단 조치를 10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만큼, 11월에는 다시 풀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른 은행들도 가계부채 안정화 시점까지 한시 운영하는 조치라고 안내 중이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11월에 대출규제가 다시 완화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이 국내 최대인 1만2032세대 재건축 단지인 만큼, 전세자금대출 제한으로 인한 시장 혼란과 파장도 역대급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 등에서는 “대출을 막아놓고 대출여력을 확보했다가 입주 때 풀어줄 수도 있다”, “실제 입주가 시작될 때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