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 등에 자원 집중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뉴욕경제클럽 선거 행사장에 도착했다.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후보 등판 이후 지지율에서 밀리면서 승리를 목표했던 3개 주에서 선거운동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네소타주, 버지니아주, 뉴햄프셔주에서 조용히 대선 캠페인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3개 주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경쟁 구도일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이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던 지역이었으나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선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우세를 보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을 바꿨다. 현실적으로 승산이 희박한 지역 대신 대선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경합주에 전념하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캠프는 공식적으로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승리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뉴햄프셔 트럼프 캠프의 한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이 지역은 더 이상 공략 대상이 아니다”라며 캠프 인력들이 인근 펜실베이니아로 재배치돼야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대신 트럼프 캠프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기를 잡았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이른바 ‘블루월(Blue Wall)’ 3개 주에 선거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달려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최근 CNN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각각 47% 동률로 나타나면서 특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등 남부 ‘선벨트(Sun Belt)’ 지역에도 선거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주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 대결 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보였으나 해리스 부통령과 대결 구도가 된 후 경합 지역으로 바뀌어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최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600만달러(약 213억원)의 광고 예산을 집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모두 승리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눈에 띄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16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노스캐롤라이나에서의 승패는 대선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선거 경쟁의 역학 관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여주는 선명한 신호”라고 가디언은 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빠른 시간 안에 표심을 끌어모았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우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8월 23일~9월 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7개 경합주 중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서만 1~2%포인트의 우세를 보였고 나머지 4개 주에선 해리스 부통령에게 뒤졌다.
이 같은 추세가 11월 대선까지 유지된다면 해리스 부통령이 27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트럼프 전 대통령(선거인단 확보 예상치 262명)을 제치고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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