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달링 하버의 공중 전망. [123rf]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호주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회계연도에 1.5% 성장하는 데 그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제외하고 32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장률을 보였다.
4일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호주의 2023∼2024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 GDP 성장률은 1.5%에 머물렀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19∼2020 회계연도에 -0.3%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1991∼1992 회계연도 이후 32년만에 가장 부진한 수치다.
분기로 보면 올해 4∼6월 GDP는 1∼3월 대비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 호주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이번까지 3분기 연속 0.2%를 기록했다.
성장률이 부진한 것은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계 소비가 부진했던 영향이 지목된다.
올해 4∼6월 가계소비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가계 소비가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유행하던 2021년 7∼9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ABS는 가계가 높은 생활비로 여행이나 외식을 줄여 운송 서비스(-4.4%)와 호텔·식당(-1.5%)에서 지출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투자도 0.1% 줄면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경기가 부진하자 호주 중앙은행(RBA)이 이제는 금리를 낮춰 경기 회복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BA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1%까지 낮췄다가,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자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4.35%로 끌어올렸고, 이후로는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그러나 미셸 불럭 RBA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3%)로 향하는 궤도에 확실하게 오를 때까지는 금리 인하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올해 4∼6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8%를 기록, 1∼3월 물가상승률(3.6%)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RBA가 12월에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거시경제 예측 책임자인 션 랭케이크는 로이터 통신에 “뚜렷한 성장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소득세 감세와 소비자 보조금 등이 경제에 도움이 되겠지만 눈에 띄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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